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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니치신문이 17~1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14%로 내각 출범 이래 최저치가 됐다. 자민당 정권이 붕괴하기 직전인 2009년 2월 아소 다로 내각(11%) 다음으로 낮다. 전달보다도 7%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기시다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자 비율은 82%에 달했다.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비율이 80%를 넘긴 건 마이니치가 내각 지지율 조사를 시작한 1947년 이래 처음이다.
기시다 총리는 차기 총리 지지율에서도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차기 총리를 묻는 물음에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25% 지지율로 선두를 달렸고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12%),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경제안보보 담당상(9%),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9%)이 그 뒤를 이었다. 기시다 총리를 차기 총리로 지지한다는 응답자 비율은 1%에 불과했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기시다 총리의 퇴진은 불가피하다.
정당 지지율에서도 기시다 내각의 위기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23%였던 자민당 지지율은 16%로 하락, 1999년 자민당-공명당 연립정권이 출범한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지지율은 14%에서 16%로 올라 자민당과 동률을 이뤘다.
지난해 마이넘드카드(전자 주민등록증) 행정 오류와 증세 역풍으로 휘청이던 기시다 내각은 자민당 비자금 스캔들로 치명타를 맞았다. 기시다 총리는 자신의 파벌을 해체하는 강수를 뒀지만 여론을 달래지 못했다. 스캔들에 연루된 중진들에 대한 제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기시다 총리는 외교로 반전을 노리고 있다. 그는 4월 국빈 방미를 확정 지은 데 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북한이 납북 일본인 문제를 거론하지 말 것을 조건으로 걸고 있어 정상회담이 성사된다고 해도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진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