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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중 손보사가 없는 신한금융은 카디프손보를 17번째 자회사로 편입해 종합 금융그룹의 포트폴리오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그간 신한금융은 악사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롯데손보, 한화손보 등 매각이 거론된 손보사의 잠재적인 인수자로 거론됐으나 인수가 성사되지는 않았다. 이번 인수에 따라 지난 7월 공식 출범과 함께 국내 생보 업계 4위로 도약한 신한라이프는 물론 은행, 카드 등 주요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신한금융이 카디프손보를 인수한 것은 신한금융지주의 주요 주주인 프랑스 BNP파리바그룹과의 오랜 인연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신한금융과 BNP파리바는 2001년 지주 출범 당시부터 동반자 관계를 이어어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신한자산운용의 BNP파리바 보유 지분을 모두 인수해 사명을 바꾸기도 했다.
종합금융으로서의 위상을 갖추기 시작한 것은 조용병 회장 체제가 출범한 이후부터 본격화됐다. 신한 금융지주는 지난 2007년 LG카드 인수 이후 10여 년간 대형 인수합병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 2017년 베트남신한은행(호주 ANZ은행의 현지 리테일 부문)을 인수한 데 이어 국내에선 생명보험사(오렌지라이프), 신탁사(아시아신탁), 벤처캐피털(옛 네오플럭스) 등 크고 작은 인수합병을 성사시켜왔다.
신한금융지주는 카디프손보를 기반으로 일상생활과 관련한 미니보험 중심의 디지털 손보 영역에 적극 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 앱을 통해 자동차보험과 휴대폰 보상보험·여행자보험 등을 우선 취급하고, 카디프손보가 장점을 보인 기업보험 등 특화 영업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계약 체결로 신한금융은 조만간 금융당국에 자회사 편입 승인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지주회사가 보험사를 인수할 경우 자회사 편입 승인과 해당 보험사에 대한 대주주 변경 승인을 거치는데, 자회사 편입 승인을 허가받을 경우 지주회사법에 따라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면제된다.
이에 KB금융지주와의 리딩 금융 왕좌 자리를 놓고 벌일 경쟁 또한 한 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KB금융은 이미 2014년 LIG손보를 인수해 KB손보로 보유하고 있으며, KB생명보험도 있는 상황이다. 반면 신한금융지주는 올 하반기 신한라이프를 출범하며 생명보험업계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한금융의 경우 국내 최대 금융그룹이지만 손해보험 사업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는 게 단점으로 꼽혔다”며 “이번 손보사 인수로 KB금융지주와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