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빅히트 잊어라…교촌에프앤비 온다

이지현 기자I 2020.11.01 20:30:17

빅히트 고점 대비 60% 하락 대박 기대했던 청약시장 ‘충격’
바이브컴퍼니 위드텍 잇따라 상장했지만 성적표는 글쎄
교촌에프앤비 상장에 쏠린 기대…청약 열기 살려낼까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IPO(기업공개) 초대어로 꼽혔던 빅히트(352820)가 상장 보름 만에 공모가 수준까지 하락하며 청약공모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상장 첫날 최고가인 35만1000원에 매수했다면 수익률은 마이너스 60%다.

시장에서는 청약 붐이 꺼지며 공모주 투자심리 위축과 IPO 시장 불황이 확산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주 청약공모를 하는 교촌에프앤비의 성패를 통해 청약붐 유지 여부를 가늠해 볼 수 있을 전망이다.

◇ 청약만 하면 수익…공식 깨졌나

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빅히트는 지난달 30일 전 거래일보다 9.55%(1만5000원) 하락한 14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청약공모가가 13만5000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청약가 대비 여전히 5%(7000원)의 수익을 내고 있지만, 상장 첫날 최고가인 35만1000원에 매수했다면 수익률은 -60%(20만9000원)이다.

빅히트의 추락은 상장 첫날부터 시작됐다. 시초가 27만원에서 35만원대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하락해 시초가 대비 4.4% 떨어진 25만80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보름간 3번의 상승세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내림세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같은 내림세에는 짧은 의무보유확약 기간이 원인으로 꼽힌다. 공모주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 투자자들은 공모 물량을 받으면 일정 기간 팔지 않겠다고 자발적으로 보호예수를 약속한다. 빅히트의 경우 우선 확약 물량이 43.85%(신청 수량 기준)에 불과하다. SK바이오팜(326030)은 81.15%, 카카오게임즈는 58.59%였다.

이중 실제 공모주는 보호예수를 신청한 기관들 위주로 배정되면서 현재 기관 몫의 공모주 수량(427만8000주) 중 78%가 최소 15일에서 최대 6개월간 매도가 금지돼 있다. 최대주주인 방시혁 의장도 보호예수기간을 6개월로 설정했다. 2대 주주인 넷마블(251270)도 6개월 의무보유 확약했다. 이렇다 보니 장기간 가지고 있으면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우려에 단타 투심이 발동한 것으로 보인다.

공모주 붐을 이끌었던 SK바이오팜의 경우 지난달 5일 3개월 의무보유를 조건으로 물량을 배정받았던 기관들이 대거 차익 실현에 나서며 10.22%의 하락세를 이끌었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빅히트 보호예수 기간을 15일로 가장 짧게 확약한 물량은 2억445만주(4.3%)로 2일부터 풀릴 전망이다. 16일에는 1개월 의무보유 확약 물량 10억3558만주(21.7%)가 시장에 쏟아질 예정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빅히트의 주가가 빠르게 빠지고 있어 보호예수가 풀리는 데로 기관들이 단기 차익을 빠르게 실현하려는 경향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 흥행 기업도 상장만 하면…

빅히트 상장 이후 바이브컴퍼니(301300)는 1266.22대 1, 위드텍(348350)은 1185.51대 1을 기록하며 청약열기가 아직 식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하지만 상장 당일 성적표는 전혀 달랐다.

지난달 28일 상장한 바이브컴퍼니의 장 개시 전 시초가는 공모가(2만8000원)보다 약 43% 높은 4만원에 결정됐다. 그러나 개장 직후에는 잠시 4만원을 넘겼다가 이내 하락으로 전환, 낙폭을 점차 키워갔다. 그리고 시초가 대비 21.75%(8700원) 내린 3만13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30일에는 전 거래일 보다 9.42%(3000원) 내린 2만8850원에 마감했다. 바이브컴퍼니의 의무보유 확약비율은 7.96%다.

30일 상장한 위드텍은 시초가(3만7100원) 대비 10.78%(4000원) 오른 4만1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위드텍의 의무보유 확약비율은 23.53%였다.

박수민 신영증권 연구원은 “개인투자자들이 적정 공모가 등 다방면에서 고려해 공모주를 접근하는 것 같다”며 “그동안 단기적 이벤트를 쫓았던 모습과는 확실히 달라졌다. 약간 눈높이가 정상화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IPO를 준비하는 업계의 관심은 오는 3일과 4일 청약을 진행하는 교촌에프앤비로 향해 있다. 치킨업계 점유율 1위 교촌치킨 기업인 만큼 침체된 청약공모주 시장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지 않겠냐고 보는 것이다.

교촌에프앤비는 이번 공모를 통해 신주 580만주를 발행할 계획이다. 희망 공모밴드는 1만600~1만2300원으로 이에 따른 총 공모금액은 약 618억~713억원이다. 상장 후 최대주주는 권원강 창업주(73.1%, 1826만2634주)이며, 신주 580만주는 공모 전 전체 발행주식수(2092만2540주)의 약 28.2% 수준이다. 상장 예정일은 12일이다.

박주영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할인율 적용한 공모가 산정 주가수익비율(PER)은 11.1~12.9배다. 코스피 음식료품 산업 12개월 선행 PER가 12.8배임을 고려하면 공모가가 적정한 수준”이라며 “그렇다면 단기 Trading 전략을 취하기보다 향후 실적 모멘텀으로 작용할 요인들을 체크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