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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D]입기만 해도 돈이 절약되는 `내복의 비밀`

김성권 기자I 2011.12.12 14:07:59
[이데일리TV 송원근 김성권 PD]

                       

첫 월급 받으면 부모님께 선물했던 추억의 빨간 내복. 1957년 첫 선을 보였던 내복은 김장만큼이나 겨울 준비의 대명사로 여겨졌으나, 언젠가부터 먹고살만해지면서 각 가정과 공공장소들의 좋아진 난방시설 덕에 내복은 추억 속으로 사라졌다. 한때 나이든 분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며 코미디 프로그램의 어수룩한 캐릭터를 대변하는 소품으로 둔갑해 버린 내복. 하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디자인과 기능성을 무기로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속옷 디자이너 오슬기씨는 내복시장의 성장세에 대해 “작년에도 기록적인 한파로 인해서 겨울내복 매출이 크게 늘었다. 올해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현재 작년 대비 매출이 40%가 신장됐고, 앞으로 더 추워지게 되면 60%까지 늘어날 것이다”고 말한다.

이달초 과천정부청사의 임시 내복 할인매장을 찾았다. 이번 행사는 에너지 절약을 위한 ‘내복입기운동’ 차원에서 마련됐다. 겨울을 대비하여 공무원들 스스로 솔선수범하여 내복의 효용성을 인식시키고자 하는 의도로 마련된 자리였다. 행사장에는 시중가보다 싸게 내복을 살 수 있다는 얘기에 공무원뿐 아니라 본인은 물론 부모님이나 아이들을 위해 내복을 구매하려는 인근주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매장에서 만난 직장인 진선희씨는 “그 동안 두툼한 내복이란 생각에 잘 입지 않았었는데, 최근 나오는 발열 내복들은 디자인도 좋고 얇아서 옷맵시를 망치지 않아 즐겨 입는다”고 밝혔다.

내복이 다시 돌아온 이유는 단순히 디자인이나 기능의 변화 때문만은 아니다. 동절기 전력난을 우려한 정부차원의 캠페인 영향도 크다. 9월 중순 전국적 전기 공급 차단사태를 경험한 정부는 범국민적 차원에서 에너지 절약을 위해 ‘내복입기운동’을 펼치고 있다.

그렇다면 내복의 보온효과와 에너지 절감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내복을 입었을 때와 입지 않았을 때의 체온변화를 알아보기 위한 국립환경과학원의 체열진단검사를 진행해 보았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실험자가 내복을 입고 적외선 촬영을 한 결과, 내복을 입었을 경우의 체온이 평균 2도~3도씨 정도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복에 의해 체온이 올라가는 현상은 밖으로 배출되는 수분이 내복과 피부 사이에 머무르면서, 발산되는 체온을 보호해주기 때문이다. 내복을 입으면 체감온도가 증가할 뿐 아니라 이를 통하여 실내난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개안 가정에서 월 평균 2만5900원의 난방비도 줄이는 경제적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동원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원은 내복에 의한 경제 효과에 대해 “난방을 줄임으로 연간 344만톤의 이산화탄소가 절감되는데, 이 효과는 어린 소나무 12억 그루가 흡수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와 동일한 양이다. 이를 국내 판매되는 등유의 가격으로 환산해 봤을 때 연간 1조5000억원 정도의 절감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경기도 일산에 사는 주부 이정숙씨는 내복입기를 생활화하고 있다. 이씨는 “난방이 잘되는 따뜻한 환경에서 생활하게 되면서 내복이 서서히 사회에서 사라지고 있지만 우리 가족은 모두 내복 마니아다”라고 말한다. 내복 덕분에 한 겨울에도 실내온도를 항상 20도로 유지할 수 있으며, 어릴 적부터 생활화된 아이들도 내복 입기에 대해 거부감 없이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한다.

또한 이씨는 “가정에서 실내온도를 높이지 않다보니 난방비가 다른 가정에 비해 거의 3분의 1 수준밖에 나오지 않으며, 난방 손실을 줄이기 위해 마루에 카페트를 깔아 놓거나 문풍지로 창문을 통해 바람이 들어오는 것을 막는 것도 내복을 입는 것만큼 에너지 절약에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내복의 효과는 에너지 절약뿐 아니라 우리의 건강관리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 외부와 실내의 온도차이가 크게 되면 신체가 급격한 온도변화를 겪게 되고, 이로 인해 혈액순환이나 신진대사 기능이 원활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정지행 한의사는 “내복을 입게 되면 평상시 수족냉증이나 하복냉증과 같은 순환기 계통의 장애가 있는 분들의 면역력 저하에 예방 효과가 있을 수 있다. 또한 내복을 입지 않아 실내 온도를 올림으로 발생할 수 있는 알레르기성 비염과 같은 호홉기 질환과 안구와 피부건조증이 발생할 수 있는 확률을 낮출 수 있다”고 내복의 의학적 효과를 말해준다.

4년 전부터 출시되기 시작한 기능성 발열내복의 등장은 내복을 이토록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도록 만든 일등공신 중 하나다. 발열내의는 발열뿐 아니라 땀을 흡수하고 항균소취 기능까지 포함하고 있기에 보온효과가 그동안의 내의들에 비해 월등한 보온력을 자랑한다. 탁월한 보온 기능에 ‘패션의 마무리는 내복으로 이루어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다양한 디자인들이 선보이니 ‘내복입기운동’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가고 있다.

난방비를 줄여 가계 및 국가 경제에도 보탬이 되는 건 기본이고, 이산화탄소를 줄여 지구 온난화 예방으로 환경도 보호하고, 거기에 질병 예방 등의 건강까지 지킬 수 있는 '내복입기'. ‘내복입기’야말로 ‘1석 3조’의 에너지 절약 실천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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