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여제' 안세영, 왕중왕전도 우승...최다 우승 타이기록

이석무 기자I 2025.12.21 19:34:23

세계 정상을 11번 정복... 배드민턴 역사를 다시 쓰다
2019년 日모모타 겐토 이후 첫 대기록…완벽한 한 해 피날레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삼성생명)이 올해 마지막 대회인 왕중왕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단일 시즌 최다 우승 타이기록을 수립했다.

안세영은 21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개최된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스 2025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2위 왕즈이(중국)를 게임스코어 2-1(21-13 18-21 21-10)로 눌렀다.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이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스 2025 여자 단식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사진=AFPBBNews
안세영이 우승을 확정지은 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하고 있다. 사진= AFPBBNews
이로써 안세영은 시즌 11번째 트로피를 획득하며 남녀 통합 한 시즌 최다 우승 타이기록을 달성했다. 세계 배드민턴 역사상 단일 시즌에 11회 정상에 오른 선수는 2019년 일본의 남자 단식 선수 모모타 겐토에 이어 안세영이 역대 두 번째다.

안세영의 올 시즌 성과는 압도적이다. ‘왕중왕전’으로 불리는 월드투어 파이널스를 포함해 3개의 슈퍼 1000 시리즈(말레이시아오픈·전영오픈·인도네시아오픈), 6개의 슈퍼 750 시리즈(인도오픈·일본오픈·중국오픈·덴마크오픈·프랑스오픈·호주오픈), 그리고 슈퍼 300 대회인 오를레앙 마스터스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또한 안세영은 올 시즌 단식 선수 역대 최고 승률 94.8%를 달성했다. 올해 총 77경기를 치러 단 4번의 패배만 허용했다. 아울러 배드민턴 선수 최초로 시즌 상금 100만 달러를 돌파하는 새 역사도 썼다. 최근 대회 우승으로 24만 달러의 상금을 추가한 안세영은 시즌 누적 상금 100만3175달러를 기록했다.안세영의 이번 우승은 개인 기록을 넘어 세계 배드민턴 역사를 새로 쓰는 상징적 사건이다.

세계 랭킹 1, 2위가 맞붙은 결승전은 명승부였다. 1게임 초반 안세영은 4-8로 뒤지면서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이후 8득점을 몰아치며 단숨에 전세를 뒤집었다. 결국 1세트를 21-13으로 여유있게 따냈다.

2게임은 왕즈이의 반격이 매서웠다. 왕즈이가 1-1 동점 이후 초반 흐름을 주도했다. 안세영도 끈질기게 따라붙었다. 동점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두 선수는 무려 74번이나 셔틀콕을 주고받는 극한의 랠리를 벌였다. 하지만 왕즈이의 헤어핀을 안세영이 받아내지 못하면서 흐름이 기울었다.

랠리가 종료되자 안세영은 탈진한 듯 코트에 쓰러지듯 누웠다. 왕즈이 또한 고개를 숙이고 한참 숨을 골랐다. 이후 안세영은 치열한 접전을 이어갔지만 끝내 2게임을 내줬다.

벼랑 끝 승부처에서 안세영 특유의 ‘승부사 기질’이 다시 살아났다. 8-6으로 앞선 상황에서 7점을 연속으로 쓸어 담으며 승기를 잡았다.

마지막 고비는 부상이었다. 안세영은 왼쪽 햄스트링에 통증이 올라온 듯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스트레칭을 하면서 버텨보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20-10으로 앞선 상황에서 우승까지 1점을 남기고 타임을 불러 잠시 치료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다리가 아픈 상황에서도 안세영은 집중력을 내려놓지 않았다. 긴 랠리 끝에 마지막 득점을 올리면서 기어코 우승을 확정지었다.

승리가 확정되자 안세영은 중국 관중들을 향해 양손 손가락 한 개씩을 펴 보였다. ‘11승’ 달성을 의미하는 세리머니였다. 이번 우승으로 그는 왕즈이와 상대 전적에서도 16승 4패로 절대 우위를 점했다. 특히 올해 펼쳐진 여덟 차례의 맞대결에서는 단 한 번도 진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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