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비약 확대·점주단체 일원화”…'역성장' 편의점의 하소연

김정유 기자I 2025.07.30 06:00:00

편의점산업협회, ‘쟁점 규제’ 의견서 국회 전달 예정
약사회 반대 등에 상비약 품목 확대 ‘요지부동’
‘교섭권’ 점주단체 난립도 우려 “요건 구체화해야”
‘거래상 우월지위’ 납품사 기준에 대기업 제외 필요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최근 제22대 국회 2차년도가 본격 시작된 가운데, 국내 편의점 업계에서도 규제 개선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편의점에서 파는 안전상비의약품(상비약) 제한, 가맹점주단체 등록제 도입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로선 약사법, 가맹사업법, 대규모유통업법 등 다양한 법안들과 얽혀 있어 빠른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최근 편의점 업계가 첫 분기 ‘역성장’을 기록하는 등 전반이 침체된만큼 전향적인 접근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온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GS25에서 판매 중인 안전상비의약품들. (사진=GS리테일)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편의점산업협회는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대규모유통업법) △약사법 등의 법안 중심으로 주요 쟁점 규제에 대한 업계 의견서를 다음달께 국회에 전달할 계획이다.

편의점 업계가 현재 최우선으로 보고 있는 쟁점 규제는 상비약 제한(약사법)이다. 현행 약사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편의점 등에서 판매할 수 있느 상비약은 최대 20종까지 지정할 수 있지만, 현재 감기약, 소화제 등 13종만 팔고 있다. 이마저도 생산 중단된 타이레놀(80㎎·160㎎) 2종으로 인해 실제론 11종만 판매 중이다.

2012년 국민들의 심야·공휴일 의약품 구입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상비약을 편의점에서도 판매할 수 있도록 제도를 도입했지만, ‘안전성’을 이유로 든 대한약사회 등의 반발로 허용 품목 확대가 더뎠다. 2018년 보건복지부가 상비약 지정심의윈원회를 구성해 품목 확대를 논의하겠다고 했지만, 현재까지 단 한 차례도 구성되지 못했다.

현재 편의점 업계는 제산제, 지사제, 화상연고 등 안전성 높은 품목을 확대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또 생산 중단된 타이레놀 2종에 대한 대체 지정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고 있는 가맹사업법 개정안도 편의점 입장에선 불안 요소다. 가맹점주단체 등록제가 핵심인데, 동일 브랜드내 다수 교섭단체를 인정해주는 것이 골자다. 이 경우 편의점 본사는 여러 가맹점주단체의 난립으로 시간적·경제적 지출이 발생하고, 단체별 조건을 개별 수용시 차별적 처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국회에 ‘가맹점주단체를 구성할 수 있다’ 수준의 자발적이면서 사적 가치를 존중하는 현행법 유지가 필요하다”며 “법률이 통과될 경우엔 단체 등록 요건을 동일 브랜드내 점주 과반이 가입하는 등의 요건을 구체화하는 시행령이 필요하단 입장을 전달해야한다”고 말했다.

대규모유통업법에 대해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행법에는 사업 규모와 상관없이 납품업자는 판매촉진비용의 50% 내에서만 집행하고 나머지는 유통업자가 부담한다. 예컨대 대기업 식품업체들이 대규모 판촉행사를 기획할 때 편의점 본사에 판촉비용 추가 부담을 요구하는 경우가 빈번한 것도 이 때문이다.

예상 이상의 비용 지출이 힘든 편의점은 판촉행사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어 결과적으로 소비자 후생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에 편의점 업계에선 유통업자와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갖는 납품업자의 판단 기준에서 대기업을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유통업법상 직매입 상품 반품도 원칙적으로 금지되는데 납품업체 규모를 구분해 제한적으로 허용할 필요가 있다”며 “법에 납품업체의 판단 기준을 타 법률과 같이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제시해달라는 업계 의견이 많다”고 했다.

그간 편의점은 타 오프라인 유통업계에 비해 선방해 왔지만, 올 1분기 들어 역성장을 기록하는 등 최근 상황이 심상치 않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1분기 편의점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0.4% 감소했는데,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3년 이후 첫 역성장이다.

이처럼 산업 전반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는만큼, 더이상 규제 개선 목소리를 강하게 내지 않으면 생존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절박한 심정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은 소비자와 가장 근접해 있는 오프라인 유통채널이어서 내수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업태”라며 “그간 편의점은 법 규제의 빈틈 속에 있었지만, 이제는 전향적으로 규제를 하나하나 풀어가야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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