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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흔들림없는 회사채 시장…"비우량채는 두고봐야"

안혜신 기자I 2025.04.03 08:20:00

[홈플러스 사태 한달]④
단기 자금시장 영향없이 평온한 분위기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 시장도 견조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이지만…비우량채 수요 약화할 수 있어"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자본시장을 뒤흔든지 한 달이 지났다. 홈플러스의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자본시장의 ‘공공의 적’이 되고 있다. 이와 함께 사모펀드 운용사(PFE)에 대한 전반적인 이미지도 추락하고 있다. 기관투자자(LP)들은 출자 사업에 꼼꼼한 잣대를 들이대기 시작했고, 금융 당국도 움직일 분위기다. 홈플러스 사태가 발생한 지 한 달이 흐르는 동안 자본시장 전반의 달라진 분위기를 업계별로 짚어본다.

[이데일리 마켓in 안혜신 기자] 홈플러스 사태가 터지면서 우려가 컸던 곳 중 하나는 회사채 시장이다. 특히 홈플러스와 함께 ‘블루밍’ 브랜드로 유명한 벽산엔지니어링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전반적인 회사채 시장 위축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회사채 시장은 큰 충격없이 변함없는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연초효과가 사라지는 시기가 맞물리면서 전반적인 수요는 줄었고, 업종별 양극화가 심화하는 모습이다.

2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크레딧 스프레드(국고채 3년물과 AA-급 회사채 간 금리차)는 57.1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 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연초 기록했던 67.8bp보다 축소된 것이다. 지난달 초 홈플러스와 벽산엔지니어링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던 시기에도 크레딧 스프레드는 59.1bp로 연초 대비 오히려 축소된 모습을 보였다. 이후 한 달의 시간이 흘렀지만 큰 변동없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와 조주연 홈플러스 사장 및 임원들이 지난달 14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기업회생절차와 관련, 입장을 밝힌 후 허리숙여 인사하고 있다.
단기자금 시장도 큰 영향없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홈플러스 사태 이후 단기자금 시장금리인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는 2.82%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기업어음(CP) 91일물 금리 역시 2.97% 수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신청 전 마지막 거래일(2월 28일) 당시 CD 금리는 2.85%, CP 금리는 3.05%였다.

단기자금시장은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는데 금리 수준만 놓고 보면 회사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다고 해석이 가능하다. 일례로 지난 2022년 강원 레고랜드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미상환 영향으로 CP 금리는 1%대에서 5%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홈플러스의 금융채무액은 카드대금채권 유동화증권(ABSTB·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과 CP, 전자단기사채(전단채) 등을 합해 약 5620억원 규모로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또 낮은 신용등급으로 인해 오히려 공모채가 아닌 사모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면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낮아졌다는 설명이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홈플러스 채권이) 자본시장에서 접근성 자체가 높지 않았다”면서 “결정적 한방은 없더라도 금융시장의 피로도는 당분간 지속될 수 밖에 없고, 지속적으로 시장참가자들을 불편하게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 시장은 큰 흔들림 없이 견조한 수요가 확인되고 있다. 이날 유안타증권은 총 12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는데 1조2780억원의 주문을 받는데 성공했다. 지난달 후순위채 발행을 위해 현대해상이 진행한 수요예측에도 1조2780억원의 자금이 모이면서 우량채를 중심으로는 조 단위 자금이 몰리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A급 이하 비우량채에서는 업종별, 기업별로 분위기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같은 A급임에도 ABL생명(A)은 10년 만기 5년 후 콜옵션(조기상환권)을 조건으로 한 후순위채 1000억원 발행을 위해 수요예측에서 730억원의 주문을 받아내는데 그쳤다. 반면 OCI(A+)는 총 8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목표액의 3배가 넘는 242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당장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더라도 연초효과 종료와 맞물려 비우량채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인 분위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드러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김수연 한양증권 연구원은 “ 홈플러스 사태가 A급 이상 등급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다”라고 보면서도 “저신용등급 기업들에 대한 경계감 확대되며 시장성 자금조달 규모는 크게 축소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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