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동빈내항은 포항 지역의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으로 꼽히던 곳이었다. 신라시대에는 ‘포항의 자궁’으로, 일제강점기에는 ‘수산업전진기지’로 불렸다. 하지만 포항제철 종합단지(포스코)가 들어오면서 급속하게 쇠퇴기를 맞았다. 포항제철소 입주와 함께 주변 도심이 개발되면서 1.3㎞ 길이의 형산강 지류 물길을 막아버린 탓이다.
강기석 포항시 포항운하건설 TF팀장은 “당시로선 포철의 성공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면서도 “하지만 물길이 끊기고 바닷물이 동빈내항에 갇혀 버리면서 사람들이 살기 힘들 정도의 슬럼가로 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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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도심을 가로질러 흐르던 하천을 품었던 동빈내항은 40여년 간 고인 물로 인해 고약한 악취가 코를 찌르는 ‘썩은 강’으로 변했다. 동빈내항 주변은 포항에서 가장 낙후된 동네로 각인됐고, 포항의 대표 해수욕장이었던 송도해수욕장 주변은 ‘포항 최대 슬럼가’로 타락했다.
포스코(005490)는 형산강 물길을 막아 글로벌 철강기업으로 우뚝 섰지만, 반대급부로 포항시는 동빈내항을 잃는 ‘혹독한 댓가’를 치뤄야 했던 것이다. 강 팀장은 “썩은 물이 고여있던 동빈내항은 포항의 골칫덩어리였다”며 “동빈내항 복원이 포항시의 숙원사업이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썩은 내를 풍기며 죽어 있던 동빈내항이 1600억원을 들여 포항운하로 되살아난다. 형산강 입구에서 포항 도심에 위치한 송도교 인근 동빈내항까지 1.3㎞ 구간에 물길을 뚫어 폭 15~26m, 수심 1.74m의 운하로 탈바꿈하는 것. 사업비는 포항시(500억원)와 포스코(300억원), 한국토지주택공사(800억원)가 분담했다. 지금까지 공정률은 87%.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다음달 2일 통수식을 갖고, 내년 1월쯤 준공된다.
포항시는 동빈내항의 생활폐수를 걷어낸 뒤, 수변공원을 비롯한 친수공간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비즈니스호텔과 테마파크 같은 레포츠 시설도 세우고, 포항운하에서 형산강에 이르는 6.6㎞ 구간에 20톤급 크루즈선(2척)과 나룻배(18척)도 띄운다. 이를 통해 호주 시드니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이탈리아 나폴리에 견줄 세계적인 미항으로 가꾼다는 계획이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청계천 등 기존 하천복원사업이 단순 정비사업이었던 데 반해, 포항운하 건설사업은 기존 슬럼가를 완전히 걷어내 새롭게 도시를 재생시킨 우리나라 최초의 대규모 프로젝트”라며 “계획대로 해양공원조성, 영일만대교 건설 등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동빈내항이 포항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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