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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양악의 향악화로 주목받는 시도로서 원래 향악화란 ‘당악의 향악화’에서 유래된 말이다. 당악의 향악화란 당나라에서 수입된 악기 구성, 곡의 양식, 연주 방식, 음악적 언어 등이 모두 점차 우리나라 고유 특성에 맞게 향악화한 것을 의미하는 것인데, 박소현의 바이올린 산조 연주에서 이러한 향악화 현상을 여실히 보여줬다.
그의 연주 방식은 보잉과 비브라토 등에 있어서 클래식 바이올린 주법을 버리고 아쟁의 활대질과 농현, 시김새를 적용하기 위한 주법으로 변용됐다. 그 결과 농현과 퇴성, 꺾는청 등 시김새 구사와 장단 놀음이 전통악기 못지않게 자연스럽게 구현됨으로써 김일구류의 아쟁산조에서 바이올린 산조로의 완벽한 전이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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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는 영산회상을 양악기로 직역하는 단계에서 비롯해, 해석적 개입이 본격화되는 작곡의 층위에 이르기까지 다층적 고민을 담아냈다. 또한 현악 주자들이 바로크 활을 사용하거나 첼로와 더블베이스에서 대나무 술대를 활용해 거문고 음색을 재현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향악화에 천착했다.
이는 단순 복원이 아니라 한국 정악의 집체적 호흡을 서양악기로 재해석한 창의적 시도였다. 이런 작업의 뿌리는 1980~90년대 민족음악운동, 더 거슬러 올라가면 나운영과 김순남의 음악사상에 닿아 있다. 21세기 들어 소멸된 줄 알았던 그 씨앗이 뜻밖의 시공간에서 새롭게 잎을 틔우고 열매를 맺고 있었던 것이다.
두 공연은 표면적으로 상이하다. 박소현의 산조는 개인 음악 언어의 집대성인 산조라는 장르가 양악기로 확장된 개별 실험이고, 자연소프로젝트의 ‘영산회상/은 수백 년 누적된 조곡을 오늘의 앙상블로 재현한 공동 실천이다. 그러나 두 시도의 궁극은 같다. 당악의 향악화라는 역사적 변용을 21세기 한국음악이 반복·승화시킨 것이다. 특히 이는 단순한 퓨전이 아니라 전통 장르를 서양악기의 언어로 정밀하게 번역했다는 점에서 탈식민주의 문화실천으로 평가할 만하다.
결국 나운영이 남긴 “선 토착화, 후 현대화”의 신념은 외손녀 박소현과 심정은, 김인규 같은 젊은 음악가들의 무대에서 실증됐다. 과거가 현재를 살리고, 현재가 다시 과거를 구하는 문화적 원무(圓舞)가 실현된 것이다. 두 공연은 한국음악이 미래로 나아가는 길의 한 단면을 제시했기에, 일회적 사건에 그치지 않고 반복·지속·확산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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