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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디젤과 가솔린 등을 생산하는 러시아의 정유업계는 이달 1~8일까지 하루 생산량을 170만배럴씩 줄였다. 매년 봄에는 생산라인 유지·보수를 위해 생산량을 줄이지만, 올해는 예년에 비해서도 감소량이 70% 늘었다.
전문가들은 대러 제재로 정유업계가 공급처를 찾지 못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과 영국 등이 러시아산 원유에 대해 금수조치를 내린 데 이어 유럽 국가들도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공급처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량이 줄었고, 남는 원유를 보관할 저장고가 부족해지자 생산량 감축에 들어갔다는 설명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러시아의 원유 생산량은 다음달부터 하루에 300만배럴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전 러시아는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 3위 산유국으로, 하루 원유(콘덴세이트 포함) 생산량은 1100만배럴 수준이었다.
원유와 가스 등 에너지 산업은 러시아 경제를 이끄는 핵심이다. IEA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 정부예산의 45%는 원유와 천연가스 판매로 충당됐다. 러시아는 3월에 원유 수출로 총 121억달러(약 14조8200억원)를 벌어들였을 것으로 추산됐다. 에너지 업계의 가동 중단 규모가 커지면 국제사회 제재로 충격을 받은 러시아 경제가 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러시아의 에너지 산업이 지속적으로 피해를 입을 것인지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러시아는 서방 국가들의 수요 감소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으며, 터키와 인도에 대한 원유 수출량을 늘리고 있다고 WSJ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