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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입장료 징수 관련 세부 방안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주말 당일치기 방문객이 징수 대상이 될 것으로 현지 매체들은 예상했다. 브루냐로 시장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내년부터 시범적으로 당일치기 관광객에게 입장료를 부과할 예정”이라며 “매년 9월 열리는 곤돌라 노 젓기 대회와 카톨릭 축일을 제외한 주말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베네치이가 관광객을 대상으로 입장료 징수를 추진한 건 지난 2018년부터다. 지역 인구의 60배가 넘는 3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도시로 유입되면서 과잉관광(오버투어리즘)으로 몸살을 앓으면서다. 인구 5만명인 베네치아는 수용 능력을 뛰어넘는 관광객이 몰리면서 집값 등 생활 물가가 오르고 이를 견디다 못한 원주민이 생활 터전을 잃는 젠트리피케이션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됐다.
이에 베네치아시는 지난 2018년 관광객 유입을 줄이기 위해 도시 방문 시 입장료를 부과하는 조례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입장료 징수는 시행을 앞두고 도심의 75%가 물에 잠기는 대홍수로 연기됐다. 이후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3년 가까이 도시가 폐쇄되면서 시행이 거듭 연기됐다.
연기를 거듭하던 베네치아의 입장료 징수 계획은 올 1월 해외여행이 재개되면서 시행이 가시화됐다. 하지만 이번엔 세부 징수 조건을 놓고 지역 내에서 의견이 엇갈리면서 또 다시 시행이 연기됐다. 당시 요일별로 3~10유로를 차등 부과하려는 시의 징수 계획에 베네치아가 속한 베네토주 당국이 베네토주 주민에 대한 입장료 면제를 요구하면서 갈등을 빚어왔다.
당초 도시 방문을 사전 예약하고 입장료를 결제할 수 있는 전용 웹사이트를 2022년 말 개설하려던 베네치아시의 계획도 차질을 빚으면서 입장료 징수 시행은 결국 해를 넘기게 됐다. 브루냐로 시장은 “내년 베네치아 방문을 예약하는 관광객은 입장료를 할인받을 수 있다”며 “도시를 잘 관리하고 이곳에서 거주하고 생활하는 원주민을 돕기 위한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