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뉴스공장 인터뷰
윤석열 대통령 기념사 혹평
"대통령 연설기조 따르자면 일장기, 기미가요 같이 나왔어야"
"대통령 개인의 생각 말하는 자리 아냐, 평가하고 싶지 않을 정도"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윤석열 대통령 3.1절 기념사를 두고 “일장기와 기미가요를 같이 사용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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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전 비서관은 2일 유튜브 ‘겸손은 힘들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전날 탁 전 비서관은 이미 페이스북을 통해 기념행사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낸 바 있다. 그는 “3.1절 기념식을 보다가 어느 순간 더는 볼 수 없었다. 행사의 완성도 같은 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정말 견디기 어려운 것은, 새 정부와 대통령의 철학과 인식이었다”며 윤 대통령 기념사 등을 통해 드러난 메시지를 비판했다.
이날도 탁 전 비서관은 행사 진행 적합성을 묻는 질문에 “연설문 기조에 맞춘다면 태극기와 일장기가 같이 나왔어야 한다. 한일이 손잡고 미래를 만들어 보자는 얘기 아닌가”라고 물었다.
또 “국민의례도 기미가요를 어떻게든 변주해서 사용을 했어야 하지 않나 생각했다”며 “영상 역시 일본과 협력하는 상징적 공간에서 찍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어 자막도 달아야 한다”는 비아냥까지 더했다. 탁 전 비서관은 “(대통령) 메시지가 분명했기 때문에 드리는 말씀”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윤 대통령 기념사에는 이전 대통령 3.1절 기념사와 크게 다른 한일 협력을 강조한 내용이 담겼다. 특히 이전 보수정부에서도 포함되던 과거사 문제에 대한 언급이 아예 빠져 논란이 됐다. 일제 국권 침탈을 두고는 식민지 근대화론을 연상시키는 문맥까지 언급됐다.
탁 전 비서관 역시 이같은 연설문 내용의 부적절성을 강조하기 위해 행사에 대한 다소 극단적인 평가를 한 것으로 보인다.
탁 전 비서관은 “(기념사는) 대통령 개인의 생각이 아니다. 그 시대에 대해 갖고 있는 본인의 철학과 인식을 국민들의 뜻에 맞게 이야기하는 자리인데, 윤 대통령 연설은 평가하고 싶지 않을 정도의 수준”이라며 거듭 윤 대통령 기념사 내용을 혹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