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곳 보던 '차이나머니', 한국으로 급선회

안승찬 기자I 2010.12.01 11:26:49

2.5조달러 외환보유액 중국 `돈이 넘쳐난다`
적극적 투자유치 필요.."3년내 최대 투자국 된다"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세계 자본시장에서 '큰 손'으로 부상한 중국 자본이 다가오고 있다. 중국이 한국에 대한 투자규모를 크게 늘리기 시작했다.

지나치게 비중이 작았던 중국 투자가 본격적으로 유입될 경우, 2~3년 내에 중국이 한국의 최대 투자국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 "외환보유액 10배 많은 중국, 너무 심했다"

그간 우리나라에 대한 중국의 투자는 '심하다' 싶을 만큼 미미했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이자 최대 수출국이다. 한국의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0.4%에 달한다.

중국에 대한 한국의 투자는 지난해 26억달러로, 전체 해외투자의 40%가 넘는다.

하지만 중국이 한국에 투자한 금액은 지난해 1억6050달러로, 전체 해외투자의 0.3%에 불과했다.

박영준 지식경제부 2차관이 "중국은 외화보유액이 2조5000억달러고 한국은 10분의 1인데, 한국만 중국에 일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 1년새 급증..최대 韓 투자국 되나

하지만 정부가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등 본격적으로 중국 투자 유치에 나서자, 분위기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1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올해들어 11월까지 중국 자본의 한국 투자는 3억4000만달러로 집계됐다.

홍콩과 싱가포르를 경유한 중국 투자 유치까지 포함하면, 중국으로부터의 받은 투자 규모는 총 6억6600만달러에 달한다.

▲ 지난 5월 지식경제부와 KOTRA는 중국 상하이에서 "차이나데스크" 출범식을 가졌다.
이는 지난해 중국의 한국 투자금액인 1억6050만달러와 비교하면 4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천해그룹(4000만달러,홍콩), 산다그룹(9500만달러,싱가포르), 새니동아(1억달러,싱가포르), 파글로리(1억달러, 대만) 등이 한국에 투자했다.

물론 아직 EU(27.2억달러), 일본(15.6억달러) 등에 비해서는 투자규모의 격차가 있다.

하지만 중국의 해외투자 규모가 급증하고 있고 워낙 우리나라의 비중이 적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으로부터의 투자는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

박 차관은 "우리 정부가 차이나데스크를 출범하고 상하이 엑스포에서 투자설명회도 개최하는 등 중국 기업의 투자활성화를 위해 노력 중"이라며 "중국이 앞으로 2~3년 내에 한국의 최대 투자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 중국 '먹튀' 인식은 걸림돌

중국 투자 유치의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중국 자본에 대한 인식이다.

중국 상하이자동차의 쌍용차 매각 때 이른바 '먹튀' 논란이 뜨겁게 일어났던 것처럼, 중국 자본에 대한 정서적 거부감이 여전하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우리나라의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정체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는 1.9% 감소한 114억800만달러에 그쳤다.

지경부 관계자는 "그간 미국, 일본, EU 등 선진국 시장의 투자 유치에만 신경을 썼던 것이 사실이지만, 이제는 선진국으로부터의 투자유치가 쉽지가 않다"며 중국 투자 유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다른 지경부 관계자는 "중국은 이미 'G2'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며 "중국으로부터의 투자 유치는, 중국 내수시장 진출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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