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온라인 결제시스템 제공업체인 페이팰(Paypal)의 성공적인 기업공개(IPO)가 시선을 모으고 있다.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 15일 나스닥시장 상장 첫날 무려 54%나 급등, 인터넷의 "황금시절"이 다시 도래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기대를 낳았다.
페이팰의 IPO는 여러가지 면에서 닷컴 황금기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 185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급상승했기 때문이다. 수익부재 속 주가급등이란 공식이 그대로 적용되는 셈이다.
페이팰의 사례만으로는 닷컴 붐의 재연을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페이팰의 성공적인 IPO는 투자자들이 "좋은 닷컴"과 "나쁜 닷컴"을 구별하는 요소들을 발견하고 있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23일자 최신호에서 분석했다.
인터넷 또는 닷컴이란 이름이 붙은 기업의 주식이면 일단 사고보자는 "묻지마 투자"에서 닷컴 거품의 파열과 함께 인터넷주를 무조건 내던지며 또다른 극단으로 기울었던 투자자들이 이제는 개별기업의 가치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 시작한 단계라는 것.
이코노미스트는 이와 관련 "좋은 닷컴"이 갖고 있는 3가지 특징으로 ▲ 인터넷 고유의 특성 활용 ▲ 네트워크 효과 창출 ▲ 효과적인 고객보유장치를 들었다.
성공적인 닷컴은 가치있는 정보를 오프라인 보다 더 낮은 비용으로 전달할 수 있는 인터넷의 고유한 특성을 최대한 활용한다. 대표적인 예가 인터넷 경매사이트인 e베이와 구직사이트 몬스터닷컴. 여행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이스라인과 익스페디아도 이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다.
대조적으로 전자상거래업체들의 경우엔 이런 경향이 덜하다. 세계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닷컴은 거대한 유통기지들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닷컴으로서의 특성만큼 물류업체로서의 특성도 강하다. 아마존이 흑자를 내긴 했으나 e토이스의 파산에서 보여지듯 이들의 성공이 쉽지 않은 것만은 사실이다.
성공적인 닷컴의 두번째 특성은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란 자산을 적절하게 활용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가능해졌을 때 이용자의 증가가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진다. 입소문에 의해 착실히 기반을 다진 e베이는 일정 단계에 이르자 구매자 수 증가가 판매자 수 증가를 부르고 여기에 자극받아 다시 구매자 수가 늘어나는 "네트워크 효과"를 창출해냈다.
성공적인 닷컴은 또 고객들의 이전비용이 높다는 특성을 갖고 있다. 고객들이 다른 회사의 서비스를 이용하려 할 때 많은 부담을 감수해야만 하도록 효율적인 고객보유장치를 갖고 있는 것이다. e베이의 경우 구매자가 판매자의 등급을 매기는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고 여기서 높은 등급을 받은 판매자는 기업의 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 만약 판매자가 다른 인터넷 경매사이트에 참가하면 e베이에서 받은 높은 등급을 잃어버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