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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은 18일 CJ주식회사 경영지원대표로 허민회 CJ CGV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내용의 2025년도 정기임원인사를 단행했다. CJ CGV 신임 대표이사에는 정종민 CJ CGV 터키법인장이, CJ ENM 커머스부문 대표에는 이선영 CJ ENM 커머스부문 사업총괄이 각각 내정됐다.
이번 인사는 대내외 위기 상황에서 그룹의 핵심 가치인 ‘온리원’(ONLY ONE)정신을 재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룹 사업 전반의 속도감 있는 밸류업 실행을 위해 주요 계열사 CEO 대부분을 유임하고 최고 인재를 중심으로 산하 경영진을 개편했다. 그룹 최초로 30대 최고경영자(CEO)를 발탁하는 등 젊은 인재 선발 기조도 이어갔다.
CJ는 허 신임대표가 경영지원대표를 맡으면서 2인 대표 체제로 다시 바뀐다. 그동안 경영대표와 경영지원대표를 겸직했던 김홍기 대표는 경영대표직만 수행한다.
CJ ENM 엔터테인먼트부문과 커머스부문 대표를 겸임했던 윤상현 대표는 CJ ENM 대표이사와 엔터테인먼트 부문 대표를 겸임하면서 콘텐츠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한다. 커머스부문 대표에는 이선영 커머스부문 사업총괄이 맡는다. 이 신임 대표는 ‘미디어 커머스 큐레이션 플랫폼’ 진화를 추진하고 ‘원플랫폼 전략’을 바탕으로 신규 상품 카테고리와 브랜드를 발굴해 회사 경쟁력을 높인 성과를 인정받았다.
CJ CGV 신임 대표에는 정종민 CJ CGV 터키법인장이 내정됐다.
특히 CJ그룹은 최초로 1990년대생 CEO도 발탁했다. CJ CGV의 자회사 CJ 4DPLEX 신임 대표로 1990년생인 방준식 경영리더를 내정했다. 방 신임 대표는 2018년 CJ 4DPLEX에 합류한 후 콘텐츠사업팀장, 콘텐츠사업혁신TF장 등을 거쳤다. 올해 2월부터 콘텐츠본부장을 맡아 방탄소년단(BTS)의 ‘옛 투 컴 인 시네마’, 콜드플레이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 등 ScreenX 기술을 적용한 CGV 특화 콘텐츠를 다수 기획하면서 매출 성장에 기여했다.
신임 경영리더에는 21명이 이름을 올렸다. 직급과 연령에 관계없이 우수한 성과를 낸 인재들을 발탁했다. 신임 경영리더의 평균 연령은 44.9세로 1980년대생이 절반을 넘는 12명이 이름을 올렸다.
◇대내외 경영여건 악화…“그룹 리더십 강화”
CJ그룹 ‘해결사’로 꼽히는 허 대표가 지주회사로 복귀한 것에 대해 이목이 쏠린다.
그는 1986년 제일제당 신입공채로 입사해 CJ푸드빌 대표이사, CJ올리브네트웍스 총괄대표, CJ제일제당 경영지원총괄, CJ오쇼핑 대표이사, CJ ENM 대표이사 등을 거쳤다. 2020년부터 CJ CGV 대표이사직을 맡아 코로나 상황에서 극장 사업 구조 혁신과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
그룹 내부에서는 그룹 공채 출신이면서 주요 계열사를 두루 경험한 허 대표가 ‘브릿지’ 역할을 하면서 빠른 상황 판단과 실행력의 발판이 돼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년에도 경기침체와 인구 감소 등으로 내수 위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업 전략 실행에 있어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리더십을 겸비한 인물이라는 것이다. 특히 CJ제일제당, CJ올리브영 등 내수를 기반으로 한 주력 계열사들이 많은 CJ그룹 입장에서는 위기감이 팽배한 상황이다.
CJ 관계자는 “미국 대선 결과도 나온 상황이고, 내년 대내외 경영 여건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허 대표는 그룹 사업 전반에 대한 이해와 경륜을 바탕으로 대외업무 총괄과 그룹 중기전략 실행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적임자”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의 주요 관심사였던 이재현 회장 자녀들의 승진은 미뤄졌다. 이 회장의 장녀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과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의 역할 확대가 점처졌지만 이번 인사에서는 배제됐다.
CJ 관계자는 “‘안정 속 쇄신’을 기조로 신상필책의 원칙을 적용한 인사”라며 “최고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한다는 원칙으로 능력과 성과 중심의 연중(年中) 수시 인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