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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추모 공간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곳에 추모 쪽지를 붙이러 온 임모(28)씨는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길 바라면서 추모 공간을 찾았다”면서 “올해는 펜스도 치고 하는데 진작에 이렇게 했으면 좋았지 않았을까 한다”고 말했다. 캐나다 출신의 40대 여성은 “친구의 친구가 지난해 이태원참사 때 죽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져 이 자리에 왔다”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소보다 많은 사람이 몰릴 것으로 예상됐던 홍대·강남역 등도 마찬가지였다. 핼러윈 코스튬(복장)을 입은 사람들이 보였지만 떠들썩한 분위기는 나지 않았다. 홍대에서 만난 대학생 이모(25)씨는 “원래 이맘때 홍대는 훨씬 더 소란스러웠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생각보다 조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여자친구와 강남역을 찾았다는 백모(29)씨는 “지난해 안타까운 일이 있어서 다들 거리를 걸을 때도 조심하는 분위기인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경찰·구청·소방 등 관계기관 등이 인파 관리와 질서 유지에 총출동된 것도 차분한 분위기를 만드는 데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태원과 홍대 등의 지역에서 안전 펜스를 설치하고 시민들이 뒤엉키지 않고 양 방향으로 오갈 수 있도록 했다. 또 호루라기를 불며 좁은 횡단보도 차량 통행을 관리하고 사람들을 안내했다. 마포구청은 홍대입구역 근처 버스킹존의 운영도 이달 31일까지 중단키로 하는 등 인파관리에 나섰다. 홍대에서 만난 20대 대학생 김모씨는 “작년에는 이렇게까지 관리하지 않았는데 올해는 경찰들이 많이 배치됐다는 것을 느낀다”며 “조금은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든든한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핼러윈 기간 인파 관리가 적절하게 됐다고 평가하면서도 미리 이렇게 대처하지 못한 점에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경찰이 지방자치단체 등과 질서 유지선을 마련하고 인력을 통제하는 경찰관을 배치하는 등 노력해서 주말 간 사고가 나지 않았다”면서도 “이러한 조치들을 진작에 작년이나 재작년에 해야 한 것 아닌가란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학부 교수는 “정부와 관계기관 등이 지난해 참사 이후 인파관리에서 많은 제도 개선과 훈련을 진행한 결과 작년과 다르게 올해는 안전하게 마무리돼서 다행”이라면서 “진작에 제도 개선 등을 통해 대처했으면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