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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때부터 중고시세 따지는 MZ 110만원 패딩, 되팔 땐 16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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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애 기자I 2026.10.06 05:5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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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커머스, 중고의 역전]①
4년 새 24조→43조…판 커지는 리커머스 시장
명품 웃돈 거래 활발…절반이 2030
매입·검수·배송…플랫폼 역할 확장
K중고거래, 한류 업고 수출산업으로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30대 직장인 A씨는 명품을 살 때부터 재판매 가격을 따진다. 신제품 가격이 오르거나 수요가 몰리면 중고품도 산 값보다 비싸게 팔 수 있기 때문이다. A씨는 몇 년 전 아울렛에서 110만원에 산 프라다 패딩을 올해 160만원에 팔아 스톤아일랜드 패딩을 사는 데 보탰다. 130만원에 산 에르메스 금장 벨트도 몇 달 쓰다가 160만원에 되팔았다. A씨는 “유행할 만한 명품을 사서 쓰다가 가격이 오르면 팔아 다른 제품으로 갈아탄다”며 “잘 고르면 사용하고도 차익을 남겨 팔 수 있다”고 말했다.

에르메스 ‘켈리 미니Ⅱ’(왼쪽)와 켈리 II 새들백(오른쪽). 명품 리세일 업체 리백에 따르면 켈리 미니Ⅱ의 가치보존율은 282%로, 평균 중고 거래가격이 신제품 판매가의 2배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에르메스 홈페이지 캡처)
에르메스 ‘켈리 미니Ⅱ’(왼쪽)와 켈리 II 새들백(오른쪽). 명품 리세일 업체 리백에 따르면 켈리 미니Ⅱ의 가치보존율은 282%로, 평균 중고 거래가격이 신제품 판매가의 2배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에르메스 홈페이지 캡처)
20·30세대의 중고 거래(리커머스)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단순히 필요한 물건을 싸게 사거나 쓰던 물건을 처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되팔기를 염두에 두고 제품을 구매한다. 충분히 쓴 뒤 비싸게 되팔고, 이 대금으로 다시 다른 제품을 사는 ‘순환형 소비’가 확산하고 있다. 대표적인 품목은 명품이다. 20·30세대 사이에서는 명품을 살 때 ‘얼마에 되팔 수 있느냐’가 구매를 결정하는 또 다른 기준이 되고 있다.

5일 글로벌 명품 리세일 업체 리백에 따르면 주요 명품 브랜드별 평균 가치보존율(신제품 가격 대비 중고가격 비율)은 에르메스 138%, 고야드 132%, 롤렉스와 미우미우 각각 104%로 집계됐다. 특히 에르메스 켈리 미니Ⅱ는 282%에 달했다. 가치보존율이 100%를 넘으면 평균 중고가격이 신품 판매가보다 높다는 의미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 같은 변화를 주도하는 것은 MZ세대의 주축인 20~30대다. 번개장터가 이데일리에 제공한 자료를 보면 올해 1~8월 20~39세가 국내 중고 명품 거래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4%에 달했다. 2024년 47%, 지난해 51%에서 매년 늘고 있는 추세다. 올해 1~8월 거래 건수도 2024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88% 증가했다.

번개장터 관계자는 “20~30대 소비자들 사이에서 명품, 한정판 포토카드·굿즈, 카메라 등 고가 제품을 구매한 뒤 프리미엄을 붙여 되파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리커머스 시장의 외연도 커지고 있다. 중고품 매매뿐 아니라 매입·검수·배송(물류) 등 밸류체인이 확장되면서 국내 리커머스 시장은 2008년 4조원에서 지난해 43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특히 K콘텐츠 열풍과 맞물려 해외 구매자를 대상으로 한 거래가 늘면서 수출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다만, 급성장하는 시장 속도에 제도가 발을 맞추지 못하고 있는 점은 걸림돌이다. 현재 전문 사업자가 개인으로부터 중고품을 매입할 때는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을 수 없어 매입세액공제를 받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이 때문에 국내 플랫폼에서 팔리는 중고품의 실효 세 부담이 커지고, 그만큼 해외 수출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도 약화된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리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세제 불합리로 국내 사업자들의 가격 경쟁력이 약해진 사이, 자본력을 앞세운 중국 등 해외 플랫폼들이 글로벌 리커머스 시장의 주도권을 빠르게 장악해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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