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타르미디어는 지난해 12월 유럽 M&A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매물로,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와 동종기업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가장 초반에 관심을 드러낸 곳은 영국의 마케팅 리서치 기업 입소스로, 칸타르미디어 인수를 검토하다가 도중에 계획을 철회했다. 이후 HIG캐피털이 칸타르미디어에 매력적인 인수 조건을 제시하면서 잠재적 원매자들을 따돌렸다.
미디어 데이터 분석 서비스 기업에 대한 글로벌 투자사들의 관심은 지난해부터 이어졌다. 이들은 디지털 광고 및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의 급성장으로 시청자와 소비자 데이터를 파악하려는 기업들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관련 기업들이 안정적이면서도 예측 가능한 현금 흐름을 만들어낸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관련 딜에 속속 뛰어 들었다.
실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들은 유럽 미디어 데이터 분석 서비스 기업 거래 846건에 총 411억유로(약 61조원)를 쏟았다. 거래 규모는 유동성이 풍부했던 지난 2022년 규모(492억유로)를 따라가지 못하나, 거래 건수 만큼은 814건을 기록한 2022년 대비 소폭 늘었다.
이번 거래는 특히나 유럽에서 카브아웃 거래가 늘어나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기도 하다. 카브아웃이란 기업이 특정 사업부를 분리 매각하는 것을 일컫는 용어로, 통상 자산 유동화로 재무 구조를 개선하고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이뤄진다.
대표적인 예로는 호주의 금융 소프트웨어 개발사 아이레스의 영국 모기지 및 신규 대출 사업부 매각 건이 있다. 회사는 지난해 4월 베인캐피털에 해당 사업부를 매각했다. 이 사업부는 영국 전역에 있는 은행과 전문 대출 기관, 건축 조합 등을 대상으로 모기지 및 신규 대출 관련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진행형인 거래도 있다. 스페인 전력기업 이베르드롤라는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영국 스마트미터(smart meter·전기 에너지 소비량과 전압 수준 등의 정보를 기록하고 이를 소비자 및 전력 공급자에 전달하는 전자 장치) 사업부 매각에 나섰다. 현재 인프라펀드를 운용하는 일부 투자사들이 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칸타르 측은 “칸타르미디어는 글로벌 미디어 산업에 필수적인 데이터와 신뢰할 수 있는 통찰력을 제공하는 기업”이라며 “HIG캐피털과의 거래로 성장을 가속화하고 미디어 분석 분야의 글로벌 리더로서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