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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가요계에 따르면 음악 크리에이터 머무르가 지난 6월 발표한 ‘꿈꾸던 어른이 되었나요?’는 지난 13일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 톱100에서 3위에 올랐다. 지난 2일 18위에서 열흘 남짓 만에 15계단 상승했다. 인기 아이돌과 정상급 가수들이 경쟁하는 차트에서 AI 활용곡이 최상위권에 오른 것이다.
이 곡은 어른이 된 뒤 마주하는 현실의 무게를 담은 록 발라드다.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특징이지만 실제 가수가 부른 것은 아니다. 머무르가 기획, 작사, 프로듀싱을 맡고 AI 음악 프로그램인 수노로 보컬을 구현했다.
앞서 음악 크리에이터 조선힙합이 생성형 AI로 작사·작곡·가창까지 구현한 ‘마음의 숲’도 멜론 톱100에 진입해 눈길을 끌었다. 이 곡이 기록한 최고 순위는 89위였다. 청취자 가운데 40대가 39%, 30대가 32%를 차지했다. AI 음악이 젊은 세대의 호기심을 넘어 다양한 연령층에서 소비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AI를 활용한 음악 제작은 2021년부터 본격화했다. 당시 가수 홍진영이 AI 작곡가 ‘이봄’이 만든 곡 ‘사랑은 24시간’을 불렀다. AI가 작곡하고 사람이 노래하던 단계에서 이제는 AI가 가창까지 맡아 음원차트에서 경쟁하는 수준으로 진화했다. 지난해 듀스가 발표한 ‘라이즈’는 AI로 복원한 고(故) 김성재의 목소리가 활용됐다.
청취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일부 네티즌들은 “획일화된 아이돌 음악과 달리 가사에 공감이 간다”, “AI가 불렀다는 사실을 알고도 계속 듣게 된다”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기계가 부른 노래에 무슨 감동이 있느냐”, “음악을 창작한 건지 생성한 건지 모르겠다” 등 우려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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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음악 제작의 비용 구조도 바꾸고 있다. 기존에는 가수 섭외와 녹음, 보컬 디렉팅 등을 거쳐야 했지만 AI로 일부 과정을 생략할 수 있다. 제작비와 시간이 줄면서 개인 창작자도 대형 기획사 소속 가수들과 경쟁할 기회를 얻었다. 월 구독료 약 1만 2000원(수노 프로 요금제 기준)이면 작곡과 편곡은 물론 가창까지 구현할 수 있다.
한 작곡가는 “요즘 수노를 안 쓰는 작곡가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수노를 10% 쓰든, 100% 쓰든 작곡의 필수 도구가 됐다”며 “가창까지 AI가 도맡는 상황이 온 만큼 기존 제작 도구를 얼마나 잘 다루느냐보다 AI로 어떤 음악을 기획하고 완성하느냐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과 수익 배분은 여전히 과제다. 2022년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AI 작곡가 이봄이 만든 ‘사랑은 24시간’ 등 6곡의 저작권료 지급을 중단했다. 올해 8월에는 AI 활용 음악의 인간 창작 기여 부분에 대한 신탁 등록 기준을 발표했으나 논란 끝에 철회했다. AI 음악이 실제 흥행과 수익 창출로 이어지면서 인간 창작자의 기여도를 어디까지 인정하고, 발생한 수익을 누구에게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 마련이 시급해졌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AI가 인간 가수를 당장 대체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AI 보컬곡의 멜론 3위 진입은 가수 없이도 히트곡이 탄생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라며 “앞으로는 아티스트만의 개성과 서사, 팬들과의 교감 등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고유의 가치를 확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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