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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메모리얼 데이를 앞둔 지난 28일 기준 미국의 일주일 평균 코로나19 바이러스 신규 감염 사례는 10만 7475건으로 보고됐다. 이는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최소 5배 이상 증가한 것이라고 WP는 설명했다.
아울러 최근 감염 사례 절반 이상이 ‘스텔스 오미크론’(BA.2)보다 전파력이 20% 이상 강한 것으로 알려진 하위 변종 ‘BA.2.12.1’으로 확인됐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5월 15일부터 22일까지 일주일 동안 발생한 코로나19 환자 중 BA.2.12.1 감염 사례는 57.9%로 집계됐다.
작년 미 메모리얼 데이에는 오미크론 등과 같은 새로운 코로나19 변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기존 바이러스에 충분한 면역력을 갖춘 백신도 널리 보급됐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 해 미 독립기념일인 7월 4일까지 미국 성인의 70%가 백신을 1회 이상 접종토록 하겠다고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었고 감염 추세도 잦아들었다.
그러나 올해는 더 전염력이 강한 신종 변이가 등장했음에도 마스크 착용 의무화나 사회적 거리두기 등과 같은 규제가 작년보다 대폭 완화했다. 이에 따라 많은 미국인들이 메모리얼 데이 연휴를 시작으로 올 여름엔 휴가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WP가 조지메이슨대 스카스쿨과 함께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2%가 올 여름 휴가 때 ‘확실히’ 또는 ‘아마도’ 여행을 떠날 것이라고 답했다. 또 미 교통안전청(TSA)에 따르면 지난 주 미국 내 공항 보안 검색대를 통과한 하루 여행자 수는 전년 동기대비 50만건 이상 늘었다. 아직 백신 접종 자격이 없는 5세 미만 자녀를 둔 부모들 정도가 휴가를 포기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미국인들이 예전보다 전염 우려에 둔감해졌다는 점이다. 몬머스 대학교가 5월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절반 이상(54%)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 별로 걱정하지 않거나 전혀 우려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미 백신을 접종했다”, “더 이상 참기 힘들다”, “어차피 바이러스와 평생을 함께 지내야 한다” 등의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재유행 가능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베일러 칼리지의 피터 호테츠 교수는 “작년보다 감염자 수가 늘어난 것은 BA.2.12.1 때문이다. 홍역과 같은 전염 수준으로 높아질 수 있다”면서 “메모리얼 데이 연휴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많은 사람들과 함께 실내에 있으면 돌발 감염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P도 “코로나19에 지친 미국인들이 지금까지 알려진 것들 중 가장 전염력이 높은 바이러스를 억제하기 위한 노력을 거의 하지 않으면서 여름을 맞이하고 있다”며 “미 인구 절반 이상이 CDC에서 코로나19 수준이 중간 또는 높음으로 분류하고 있는 지역에 살고 있다. 바이러스가 취약 계층에 퍼지기 시작하면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