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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오픈런·점심 40분 대기지옥…은행, 언제 가오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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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 기자I 2026.10.15 06: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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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다른데 모두 30분 늦게 열어 영업시간 단축
“지금도 대기시간 긴데 더 몰릴라” 소비자 부글
대안이라던 탄력점포도 무인기기만 늘렸다

[이데일리 김보경 김세연 기자] 지난 13일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의 한 시중은행 영업점. 비가 추적추적 오는 날씨에도 은행 개점 시간인 9시 이전부터 7명의 고객이 영업점 셔터 밖에서 창구가 열리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초조한 표정의 80대 어르신은 “카드 분실신고를 하려고 급한 마음에 달려왔다”고 했고, “이번달은 대출을 받을 수 있는지 물어보려왔다”는 60대 여성도 있었다.

은행 문을 열자 9시 30분도 안돼 12개 대기석이 모두 찼고, 상담 창구에선 ‘삑삑’ 직원에게 창구상담 지연을 알리는 경고음이 들려왔다.

같은날 같은 시간대의 종로구 광화문 인근의 다른 시중은행 영업점은 대조적인 모습이다. 9시~9시30분까지 방문한 고객은 3~5명 정도로 한산했다. 점심시간이 되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11시 30분부터 늘어나는 고객들은 12시20분이 되자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몰려들었다. 하지만 은행 창구는 6개 중 2개만 운영중이다. 대기시간이 20분, 30분 늘어나면서 점심시간에 식사도 거르고 은행으로 달려온 직장인들은 연신 번호표와 시계를 번갈아보며 초조해했다. 창구를 찾은 한 직장인(40대)은 “지난번에는 40분 기다려서 겨우 업무를 보고 들어갔다”며 “은행 올 수 있는 시간이 점심시간 뿐인데 오전 영업시간이 줄어들면 점심시간때 사람이 더 몰리는거 아닌지 걱정이다. 은행 직원분들도 식사는 하셔야겠지만 창구를 좀 늘려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창구를 찾은 고객들의 업무는 주택담보대출 상담, 고액 송금, 카드 현금인출 한도 상향 등 은행을 방문해야 처리가능한 일들이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날 방문한 시중은행 4곳 영업점은 시간대마다 방문하는 고객의 수도 방문 목적도 다 달랐다. 공통적인 것은 ‘급하고 중요한 일’로 영업점을 찾았다는 것. 그런데 내년 4월부터는 고객이 은행 창구를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이 하루 7시간에서 6시간30분으로 줄어든다. 개점 시간이 오전 9시에서 9시 30분으로 늦춰지고 마감시간은 오후 4시 그대로다. 지난해 말 기준 은행 점포는 5514개로 5년간 890개 감소했는데 남은 은행점포의 영업시간도 줄어드는 것이다.

은행을 직장으로 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의 합의 내용이다. 은행의 사용자인 고객은 영업시간 단축을 통보받았고, 영업점별 고객 특성이나 밀집도가 반영되지 않은 일률적인 단축이다.

은행들은 오프라인 인프라 축소 비판이 일 때마다 “저녁과 주말에도 문을 여는 탄력점포로 수요를 충당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2020년 12월 말 870개였던 전국의 탄력점포 수는 지난 9월 말 1040개로 170개 늘었다. 이중 탄력점포의 한 형태로 분류되는 고기능 무인자동화 기기가 246개에서 430개로 184개 증가했다. 결국 은행 점포가 890개 사라지는 동안 대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탄력점포 수는 5년 넘게 제자리인 셈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 입장에서 오프라인으로 꼭 처리해야 할 고난도 업무가 있고, 특히 시니어들은 창구에서 금융 업무를 할 때 심리적 안정감을 느낀다”며 “영업시간 단축 결정에 영업점별 특성이나 고객들의 의견을 반영했는지 은행권에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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