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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주들 사이에서는 “역시 테슬라”, “테슬라 사길 잘했다”는 감탄이 쏟아졌지만, 또 다른 한편에선 “그래서 어쩌라는 것인가”, “그 돈으로 AS나 잘하라”며 날선 반응이 나왔다.
테슬라는 올해 1~9월 국내에서 8만 9148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브랜드 판매 1위에 올랐다. 특히 모델 Y는 같은 기간 7만 3125대가 등록돼 국내 승용차 판매 1위인 기아 쏘렌토를 불과 2536대 차이로 추격 중이다. 수입차 최초로 국내 연간 베스트셀링카 왕좌까지 넘보는 셈이다.
이처럼 차량은 판매량은 질주하는데 AS 인프라는 여전히 제자리다. 국내 테슬라 서비스센터는 18곳으로 BMW 83곳, 메르세데스-벤츠 74곳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그마저도 상당수가 수도권에 몰려 있어 지역 차주들은 고장이라도 나면 장거리 원정부터 각오해야 한다.
차주들이 분통을 터뜨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정비 예약부터 바늘구멍이고 가까스로 차례가 돌아와도 입고를 거절당했다는 사례가 잇따른다. 간단한 수리조차 언제 끝날지 모른 채 하염없이 기다렸다는 호소가 이어진다. 오죽하면 ‘수리 난민’이라는 신조어까지 공공연히 떠돈다.
실제로 테슬라코리아가 최근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이뤄진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수리 4637건의 평균 수리 기간은 23.4일에 달한다. 7일 안에 수리를 마친 사례는 전체의 24%에 그쳤고, 1~3개월이 걸린 사례는 1054건, 3~6개월이 소요된 사례도 124건에 달했다.
그런데도 테슬라는 잘 팔린다. 서비스에 대한 원성은 쌓이고 신차 계약은 계약대로 밀려든다. 다른 자동차 회사였다면 판매에 직격탄이 됐을 문제도 테슬라는 ‘혁신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라는 듯 관대하게 흘려 넘긴다.
일부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그 배경으로 테슬라의 강력한 ‘팬덤’을 꼽는다. 테슬라는 자동차를 판매하는 동시에 ‘기존 질서를 뒤집는 혁신’이라는 서사까지 함께 판다. 차주들은 테슬라를 선택함으로써 미래의 최첨단 기술을 먼저 경험한다는 자부심을 얻는다. 상품성과 브랜드 이미지에서 얻는 만족감이 AS 불편을 상쇄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뜨거운 팬덤도 시간이 흐르면 식기 마련이고, 서비스 불편은 일상을 파고들며 차곡차곡 쌓인다. “서비스 불편이 팬덤을 능가하는 순간 AS 논란이 본격적으로 분출될 것”이라는 업계 관계자의 관측을 근거 없는 비난으로 치부하기 어려운 이유다.
일부 테슬라 커뮤니티는 AS 문제가 공론화되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다. 이해 못할 반응은 아니다. 자칫하면 나도 ‘수리 난민’이 될 수 있다는 불편한 진실따위를 누가 반기겠나. AS 논란이 커지면 향후 중고차로 판매할 때 잔존가치 산정에 불리할 것이란 영리한 셈법이 깔려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동차는 크고 작은 고장을 피하기 어렵고, 언젠가는 서비스센터 문을 두드려야만 한다. 쓰레기를 소파 밑으로 차버린다고 방이 깨끗해지는 것은 아니다. AS 문제를 덮어둔 데 따른 불편과 부담은 결국 그 차주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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