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버넘 영국 총리는 23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으로 향하는 기내에서 “축구 팬만 따로 묶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며 “남자 축구 관중석 음주를 시범적으로 풀어볼 수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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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제정된 ‘스포츠 행사(주류 통제)법’에 따르면 잉글랜드·웨일스 남자 1~5부, 즉 프리미어리그부터 내셔널리그까지 경기장을 바라보는 자리에서 술을 마실 수 없다. 구장 안 매점에서 사는 것은 된다. 그라운드가 안 보이는 복도나 커튼을 친 스위트룸에서는 마실 수 있다. 경기 시작 15분 전부터 종료 15분 후까지 시야가 열리는 자리만 막힌다.
이 법은 1980년대 훌리건 폭력과 맞물려 나왔다. 당시 내무장관은 술이 경기장 난동의 주요 원인이라고 봤다. 헤이젤 참사 등으로 잉글랜드 축구의 이미지가 바닥을 친 뒤 내려진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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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경찰의 반대가 만만치 않다. 영국 축구경찰단은 “다른 종목에서는 축구에서 보는 폭력·범죄가 나오지 않는다. 소수라도 술이 난동에 큰 역할을 한다”며 “경기 중 음주를 더 열어주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반박했다. 안전 인력과 취객 대응 비용이 늘고, 원정 팬 충돌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시범 성적표는 여자축구에서 먼저 나왔다. 1985년 법은 남자 상위 리그에만 적용된다. 여자 슈퍼리그(WSL)와 2부는 자체 규제로 같은 금지를 유지하다 2025년 초부터 시범을 열었다.
20개 구단, 29개 구장, 190경기. 4000명 넘는 설문에서 안전하다고 본 응답은 90%를 넘겼고, 가족 관람 분위기도 높게 유지됐다. 찬성 비율은 58%에서 69%로 올랐고, 술과 연관된 퇴장·사고는 보고되지 않았다. 리그는 2026~27시즌부터 구단이 원하면 관중석 음주를 허용하기로 했다. 의무는 아니다.
한국은 종목별로 이미 다른 길을 걷고 있다. KBO 야구장은 장외 반입을 용기 기준으로 제한한다. 유리병은 막고, 1리터 초과 페트는 제한한다. 미개봉 페트 1개 또는 캔맥주 1개까지 허용하는 식이다. 대신 구장 안에선 등 뒤에 맥주통을 메고 객석을 돌아다니는 ‘맥주보이’에게 생맥주를 사면 된다. 좌석에서 그라운드를 보며 맥주를 마시는 것도 문제가 안된다. ‘치맥’이 관람 문화의 일부가 된 배경이다.
K리그는 장외 주류를 더 세게 막는다. 구장마다 안내는 갈리지만, 외부 반입은 대체로 금지하고 공식 매점 판매만 허용하는 곳이 많다. 술에 대한 우려는 야구장보다 더 크다. 지난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홈 쪽 상층 펍에서 맥주가 떨어져 원정석 관중이 맞았다는 제보가 나온 적도 있다.
규제를 풀면 구단 매출과 관람 편의는 커진다. 동시에 원정 팬 마찰과 취객 대응 비용도 커질 수 있다. 오히려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가능성도 크다. 야구장에서 되고 축구장에서 안 되는 이유는 술이 달라서가 아니다. 관중이 경기와 부딪히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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