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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령 버진아일랜드 당국이 구글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 등 4명에게 엡스타인과 JP모건 체이스의 관계에 대한 증거 제출 요구를 했다고 보도했다.
버진아일랜드 당국은 지난해 엡스타인이 저지른 성범죄 피해자들과 함께 JP모건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JP모건이 엡스타인의 범죄 사실을 알고도 거래를 지속해 사실상 성범죄를 도왔다는 이유에서다.
브린을 비롯해 토머스 프리츠커 하얏트 호텔 최고경영자(CEO), 부동산 재벌 마이클 저커먼, 벤처 투자자 모트 오비츠 등도 버진아일랜드 당국으로부터 관련 증거 제출을 요구 받았다.
WSJ은 이들 4명은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들이며, 그들이 증거제출 대상자가 된 이유에 대해서 알려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는 민사소송의 경우 변호사들이 소송 당사자가 아닌 사람들에게도 관련 증거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원고측은 JP모건이 엡스타인의 범죄 행위를 알고 있으면서도 그와 금융거래를 지속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가 JP모건 계좌를 이용해 성범죄 피해자들에게 돈을 보내고 인신매매를 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엡스타인은 2002∼2005년 미성년자 20여명에게 성매매 강요 등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2019년 7월 체포·기소됐으며, 수감 후 한 달 만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그는 2000년부터 2013년까지 JP모건의 고객이었다.
피해자측에선 JP모건이 엡스타인이 계좌를 통해 성매매 대가를 지불하는 것을 눈감아주는 대가로 고액의 사업 기회를 소개받았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JP모건은 원고 측의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당시 자사 프라이빗뱅킹(PB) 책임자였던 제임스 스테일리 전 바클리스 CEO가 엡스타인과 개인적 친분이 있었을 뿐 은행 차원에서는 전혀 몰랐다는 입장이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도 이번 소송에 증인으로 채택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