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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선거구‘ 막았으나… 지역구 획정 후폭풍

이정현 기자I 2020.03.08 15:43:49

세종 분구·군포 합구 등 선거구 획정안 놓고 여야 왈가왈부
강원 비대화 막았으나 춘천·순천 변칙 조정에 지역구 혼란
인천·부산 등 경계선 조정 지역구도 부글부글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이틀 만에 번갯불 콩 볶듯 조정한 4·15총선 선거구 조정안에 대한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세종을 2개 선거구로 나누고 경기 군포갑·을을 합구하기로 하며 ‘공룡선거구’는 막았다. 다만 조정을 최소화하려 일부 지역구에 대해 도입한 변칙이 오히려 혼란을 준다는 지적이다. 해당 지역구에 출마하려던 후보자뿐만 아니라 유권자의 불만도 커지는 중이다.

김진태 미래통합당 의원은 8일 춘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한에 쫓겨 졸속으로 진 선거구 획정에 문제가 많다”며 “강원도에 6개 시군 공룡선거구가 만들어진다는 이유로 춘천 분구가 무산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전남 순천에 출마한 노관규·서갑원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역시 선거구 획정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합구 과정에서 민주당이 해당 지역을 전략지역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두 지역은 애초 인구가 늘어 선거구획정위원회(획정위)에서 분구를 결정했으나 여야 3당 원내대표가 획정안을 재의를 요구하면서 무산됐다. 이틀만인 전날 국회 본회의서 의결된 4·15 총선 선거구 획정안에 따르면 인구가 늘어 분구해야 하는 춘천은 인근 지역과 함께 묶어 지역이 재조정됐다. 순천 역시 같은 방식으로 분구를 막았다. ‘선거구 조정을 최소화한다’는 여야의 합의에 맞추기 위해 부칙조항까지 신설해 지역을 떼어내 다른 지역에 붙인 것이다.

합구가 결정된 경기 군포시갑·을 역시 선거구 획정안에 반발하는 중이다. 이 지역의 현역 의원인 이학영·김정우 의원은 “여야 3당 합의로 하루 만에 손바닥 뒤집듯 바뀐 선거구 조정안, 일방적 선거구 축소의 피해자 군포시민은 분노한다”며 공동 성명문을 냈다. 이들은 “합리적인 이유와 기준 없이 특정 지역 선거구를 늘리거나 축소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군포시가 희생양이 된 것”이라며 “시민의 권리를 일방적으로 침해한 졸속 내용”이라며 또 하나의 게리맨더링(특정 세력에 유리하도록 선거구를 정하는 일)이라 비판했다.

아울러 분·합구 대상 지역뿐만 아니라 경계선이 조정된 지역에서도 불만이 터져나왔다. 인천의 경우 중구동구강화군옹진군과 남구갑·을을 중구강화군옹진군과 동구미추홀구갑·을로 조정했는데 이 과정에서 청라국제도시가 두 쪽으로 쪼개진다. 부산 남구갑·을, 경기 광명갑·을, 평택갑·을, 고양갑·을·병, 용인을·병·정, 화성갑·을, 전북 익산갑·을, 경남 김해갑·을 등 기타 조정 지역구 역시 경계선이 완전히 달라지며 혼란이 일고 있다.

8일 오전 강원 춘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김진태 미래통합당 의원이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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