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성세희 기자] 포스코 비리 의혹에 휩싸인 정준양(67) 전 포스코그룹 회장이 검찰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조상준)는 3일 포스코그룹에 손실을 끼치고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정 전 회장을 소환했다.
이날 오전 9시45분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모습을 드러낸 정 전 회장은 “국민 여러분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검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라고 말했다.
검찰은 정 전 회장이 성진지오텍(현 포스코플랜텍) 경영권을 시세보다 높게 평가해 사들여 그룹에 손실을 입혔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포스코그룹은 2010년 성진지오텍 주식을 시세보다 두 배 가까이 비싸게 사들여 성진지오텍 최대주주에게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 전 회장은 동양종합건설에 포스코건설 공사를 몰아주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하는 데 개입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수사팀은 정 전 회장이 포스코건설의 인도 제철소 공사 당시 3000억원 규모 공사를 동양종건에 주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 전 회장 소환에 앞서 지난 1일 경북 포항 티엠테크 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티엠테크는 제철소 설비를 관리하는 업체로 포스코그룹 계열사인 포스코켐텍과의 거래가 매출 대부분을 차지한다.
수사팀은 포스코켐텍이 티엠테크에 일감을 몰아주고 수익 가운데 일부를 비자금으로 조성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또한 자금 일부가 정치권으로 흘러들어 갔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검찰은 정 전 회장이 앞서 조사를 받은 정동화(64)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과 배성로(60) 전 동양종합건설 대표 등과 연관된 것으로 보고 수사력을 모을 방침이다. 수사팀은 정 전 회장을 조사하고 정 전 부회장 등 포스코 비리 사건과 연루된 주요 인물의 처벌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