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달 10일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노벨상 시상식에서 스웨덴 한림원의 위원 한 명이 스웨덴어로 한 작가를 소개하는 연설에 나선다. 이때 관례대로 한 작가를 무대로 맞이하는 마지막 문장을 작가의 모국어인 한국어로 말하는 것이다.
2022년 노벨상 시상식에선 프랑스 작가 아니 에르노를 맞이하며 프랑스어로 “친애하는 아니 에르노, 국왕 폐하로부터 노벨 문학상을 받기 위해 앞으로 나서주실 것을 요청하며 스웨덴 한림원의 따뜻한 축하를 전합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번에는 이처럼 한 작가를 호명하고 무대로 맞이하는 표현을 한국어로 말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호명돼 수상자로 나서면 칼 구스타프 16세 스웨덴 국왕이 상을 수여한다.
수상자는 시상식에서는 연설을 하지 않고 별도 강연을 통해 전 세계 독자들에게 수상 소감과 문학과 삶에 대한 통찰을 전한다. 그동안 노벨 문학상 수상자들이 들려준 강연문은 이후 서적으로 출간돼 오랫동안 읽혔다. 스웨덴 한림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한 작가는 12월 7일 한국어로 강연하며 영어와 스웨덴어 번역이 제공된다.
한 작가의 강연문 스웨덴어 번역도 박 번역가와 남편 안데르스 칼손 영국 런던대 동양아프리카대(SOAS) 한국학 교수가 공동으로 맡게 됐다.
앞서 박 번역가는 스웨덴 유학 중 만난 남편 칼손 교수와 1990년대부터 공동으로 번역 작업을 했으며,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와 ‘흰’을 스웨덴어로 옮겼다.
박 번역가는 “한국문학이 이제 노벨 문학상을 받을 만큼 세계 문학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며 감회를 전했다. 그녀는 “한림원에서 노벨 문학상 수상자 강연이 한국어로 진행되고, 시상식에서 한국어로 인사말이 나올 순간을 생각하면 감동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