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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탓에 투표 절차가 복잡해졌지만, 서울 시내 곳곳의 투표소엔 한 표를 행사하려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전국 단위의 선거를 치르는 만큼 투표 사무원들은 예방과 방역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었다.
15일 서울 용산구 성심여중·고 체육관에선 투표 사무원들이 예방 수칙에 지키며 분주히 움직였다. 투표 사무원들은 유권자의 체온을 일일이 측정했고, 정상 체온으로 확인된 유권자들만 손 소독 후 장갑을 착용하고 투표소로 들어오도록 했다. 신원 확인을 위해 해오던 지문 인식은 장갑을 낀 탓에 서명으로 대체됐다.
일제히 마스크를 착용한 유권자들은 투표소 앞에 대기하는 줄의 간격이 흐트러지자 “거리를 두고 줄을 서자”고 말하며 정부가 권고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스스로 지키는 모습이었다. 투표소에서 장갑을 나눠준다는 사실을 알지 못해 장갑을 직접 챙겨온 시민도 다수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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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유권자는 투표했다는 기록을 사진으로 남기는 이른바 ‘인증 사진’을 찍으면서 정부의 방역 지침을 어기기도 했다. 방역 당국은 교차 감염 가능성을 우려해 손등이나 장갑 위에 투표도장을 찍지 말아야 한다고 권고했지만, 여전히 손등과 장갑에 도장을 찍고 기표소를 빠져나오는 유권자들의 모습도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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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선거 예방 수칙을 지키며 차분하게 투표에 임했다. 이들은 코로나19 사태를 우려하면서도 소중한 한 표의 가치를 버리고 싶지 않아 투표장을 찾았다고 입을 모았다.
지팡이를 짚고 투표소를 찾은 최정옥(84)씨는 “단 한 번도 투표에 빠져본 적이 없고, 오늘도 투표하려고 어제 침을 맞았다”며 “내가 한 표를 행사해야 내가 정말 원하는 사람이 된다는 걸 알고 있어서 항상 참여한다”고 밝혔다. 허리 디스크 때문에 남편의 부축을 받고 온 유재연(83)씨는 “우리나라를 잘 지켜주는 정치인이 당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생애 첫 투표를 하는 대학생·고교생을 비롯한 청년들은 투표장 곳곳을 두리번거리며 함께 온 친구들과 ‘인증사진’을 찍기도 했다. 어머니와 투표장을 찾은 대학생 구하연(19)씨는 “처음 투표를 하니까 신기하고 새로운 기분이 든다”며 “내 표 하나가 우리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데 반영이 잘 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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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정오 기준 투표율이 19.2%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번 선거 전체 유권자 4399만4247명 중 843만1201명이 참여한 수치다. 이번 투표율은 지난 2016년 제20대 총선 당시 같은 시간대 19.2%와 비교해 1.8%포인트 낮다. 사전·거소(우편을 통한)·선상·재외투표는 이날 오후 1시부터 공개되는 투표율에 합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