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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다시 눈을 크게 뜨고 살펴보니 범퍼 아래에 수줍은 듯 자리 잡고 있다. “형이 왜 거기서 나와” 혼잣말을 중얼거리게 한다.
이런 디자인을 두고 일부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방향지시등이 지나치게 낮은 데다 빛을 내는 부분도 작아 뒤차 운전자가 신호를 알아채기 어렵다는 것이다. 끼어들거나 차로를 바꿀 때 방향지시등이 제 역할을 못하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그저 디자인 취향의 문제로 가볍게 넘기기 어려운 이유다.
앞서 7세대 그랜저도 방향지시등을 후면 범퍼에 낮고 얇게 배치해 운전자들의 불만을 샀다. 가뜩이나 차체가 낮은 세단인데 방향지시등마저 아래쪽에 있어 대형차 운전자의 눈에는 잘 들어오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해외에서도 쉐보레 볼트 EV, 미니 클럽맨 F54, 토요타 랜드크루저 프라도 J90 등이 비슷한 논란을 빚었다.
자동차 회사들은 왜 굳이 방향지시등을 범퍼까지 내려보내는 걸까. 우선 테일램프를 자유롭게 디자인하기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위쪽 램프를 간결하게 다듬고 방향지시등을 범퍼로 분리하면 디자이너가 의도한 형상을 구현하기 수월해진다.
테일게이트(트렁크 도어)를 넓게 설계하기에도 좋다. SUV와 해치백은 짐을 싣고 내리기 쉽도록 테일게이트가 차체 양옆까지 크게 열리는 경우가 많다. 방향지시등을 차체나 범퍼에 두면 테일게이트가 열린 상태에서도 신호를 표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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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작은 램프라도 충분한 광도와 적절한 배광 성능을 확보하면 멀리서도 선명하게 보일 수 있다”며 “겉으로 드러난 발광 면적만으로 실제 시인성이나 안전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지금까지 낮은 위치의 방향지시등이 사고를 유발한다는 공식 통계나 명확한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운전자가 느끼는 불편과 객관적으로 입증된 위험 사이에 어느정도 거리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안전기준을 지켰다는 이유만으로 운전자의 불편을 외면할 수는 없다. 대부분의 운전자는 앞차의 방향지시등이 테일램프 주변에서 켜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예상 밖의 위치에서 켜지는 신호는 알아채는 데 한 박자 더 걸릴 수 있다. 도로 위에서는 그 찰나의 차이가 중요하다.
예쁘고 세련된 디자인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운전자의 오인과 사고 위험을 감수할 만큼의 가치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안전기준을 충족했다고 해도 ‘탁월한 디자인’이라는 평가를 받기는 어려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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