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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긴축에도 美증시 웃었다…유가·금리가 만든 반전[월스트리트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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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I 2026.09.18 05:3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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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이틀째 하락·10년물 5% 아래로
S&P500 1.14%↑…6주래 최대 상승
“연준 충격 과도했다”…저가매수 유입
강한 고용은 양날의 검…10월 인상 확률 53%
중동·고유가 재점화 땐 변동성 확대 불가피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년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올린 후 첫 거래일, 뉴욕증시는 오히려 큰 폭으로 반등했다. 전날 시장을 짓눌렀던 국제유가와 미 국채금리가 동시에 떨어지면서다. 연준이 긴축으로 돌아섰다는 부담은 여전하지만 강한 경제와 기업 실적이 추가 금리 인상을 견뎌낼 수 있다는 기대도 살아났다. 다만 중동 정세가 다시 악화해 유가가 뛰면 물가와 금리를 동시에 밀어올릴 수 있어 안도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1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61% 오른 5만1778.04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14% 상승한 7637.76, 나스닥종합지수는 1.69% 뛴 2만6418.30을 기록했다. 기술주가 상승을 주도하면서 엔비디아와 아마존이 각각 2% 넘게 올랐다. 인텔은 7%대 상승했다.

유가·금리 함께 떨어지자 하루 만에 분위기 반전

전날과는 정반대 분위기였다. 이날 분위기를 바꾼 첫 번째 변수는 국제유가였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오만을 통해 아시아 지역 원유 공급을 확대하고 동서횡단 송유관의 조기 복구 기대가 커지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완화됐다.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 대비 0.95% 내린 배럴당 104.82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51% 하락한 101.91달러에 마감했다. 유가는 이틀 연속 떨어졌다.

유가 하락은 채권시장에도 안도감을 줬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약 9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포인트) 떨어진 4.93%까지 내려오며 다시 5% 아래로 내려갔다. 8거래일 연속 이어졌던 금리 상승도 멈췄다. 유가가 내려가면 에너지발 물가 압력이 약해지고 연준이 추가로 금리를 올려야 할 필요성도 그만큼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파와드 라자크자다 포렉스닷컴 애널리스트는 “유가가 이틀째 하락하면서 채권금리에 대한 압력이 완화된 것이 투자심리를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전날 연준의 메시지가 상당히 매파적이었던 만큼 유가와 시장금리가 동시에 내려온 것이 증시에는 숨통을 틔워준 셈이다.

전날의 매도세가 과도했다는 인식도 저가매수를 불렀다. 밥 에드워즈 에드워즈애셋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준 결정 직후 주가 하락을 “과잉반응”으로 평가하면서 “이번 금리 인상을 지나면서 불확실성이 줄어든 만큼 주식시장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로버트 파블릭 다코타웰스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금리 인상을 예상하면서 타격을 받았던 시장 영역에 다시 관심이 들어오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조정받은 종목을 사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장중 추이 (단위: %, 자료: 트레이드웹·CNBC)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장중 추이 (단위: %, 자료: 트레이드웹·CNBC)
강한 경제는 호재일까 악재일까

흥미로운 점은 이날 나온 강한 고용지표에도 주가가 올랐다는 것이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9만6000건으로 시장 예상치 20만8000건을 밑돌았다. 노동시장이 급격히 식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통상 강한 고용은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증시에 악재가 될 수 있다. 실제 금리선물 시장이 반영하는 10월 0.25%포인트 추가 인상 확률은 이날 53.1%로 일주일 전 27.2%에서 크게 높아졌다. 전날 연준의 매파적 메시지에 이날 견조한 고용지표까지 더해진 결과다.

하지만 시장은 이날 강한 경제의 다른 측면에 더 주목했다. 경기가 견조하면 기업 실적도 버틸 수 있고 연준의 완만한 긴축을 경제가 감당할 여력도 커진다는 것이다. 마크 해펠레 UBS글로벌웰스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경제의 강한 흐름은 긴축을 더 감당할 수 있게 하고 강한 기업 실적은 높은 금리의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긴축이 점진적으로 이뤄지고 신용스프레드가 안정된 가운데 기업 이익이 계속 증가한다면 증시 상승세가 다른 업종과 지역으로 확산할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연준의 금리 인상 자체보다 앞으로 나오는 경제지표가 시장의 방향을 결정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언 린젠 BMO캐피털마켓츠 전략가는 “궁극적으로 경제지표가 연준 정책 방향에 더 큰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며 향후 몇 주간 국채금리가 점차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결국 다시 유가…중동이 흔들면 안도랠리도 흔들

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여전히 유가다. 이날 유가가 떨어지면서 주식과 채권이 동시에 반등했지만 브렌트유는 여전히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웃돌고 있다.

로스 메이필드 베어드 투자전략가는 장기간 이어지는 오일쇼크는 결국 경제 전반의 가격에 스며들 수밖에 없다며 현재 세계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역풍으로 에너지 가격을 꼽았다. 반대로 유가가 안정되면 소비자와 기업에 도움이 되고 연준도 덜 매파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로버트 콘조 웰스얼라이언스 CEO는 이날 시장의 반응을 한 단어로 표현하면 “안도(relief)”라고 평가했다. 끈질긴 인플레이션에 연준이 대응하고 있다는 점을 시장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중동 분쟁의 향방에 따라 시장이 다시 극심한 변동성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가 상승이 소매가격으로 전가돼 소비자물가에 고착되면 인플레이션을 잡기는 갈수록 어려워진다.

이날 뉴욕증시 반등은 연준의 추가 긴축 우려가 사라졌다는 의미라기보다 유가와 장기금리라는 두 부담이 동시에 완화되면서 전날의 충격을 되돌린 성격이 강하다는 해석이다. 연준은 다시 긴축 모드에 들어갔고 중동의 공급 불안도 끝나지 않았다. 향후 뉴욕증시의 방향은 추가 금리 인상의 횟수 자체보다 유가가 안정되고 기업 실적이 버텨주면서 미국 경제가 긴축을 얼마나 견뎌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12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인근 패서디나에 위치한 셰브런 정유공장 모습. (사진=로이터)
지난 5월 12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인근 패서디나에 위치한 셰브런 정유공장 모습.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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