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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스텔란티스는 최근 영국 의회에 제출한 문서에서 “영국 내 전기차 생산비용이 (다른 나라보다) 비싸고 지속가능하지 않게 되면 생산을 중단할 것”이라며 “2027년까지 현행 원산지 규정을 유지할 수 있도록 EU와 합의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스텔란티스 자회사인 복스홀은 올해 말부터 영국 앨즈미어포트 공장에서 콤보 등 전기 승합차를 생산할 예정이다.
현행 영국·EU 간 무역협정에 따르면 내년부터 영국에서 유럽으로 수출되는 전기차는 부품의 45%(부가가치 기준)를 영국이나 EU 역내에서 조달해야 10%에 달하는 관세를 피할 수 있다. 이 같은 원산지 기준은 2027년까지 65%로 단계적으로 높아진다. 스텔란티스는 중국산 배터리 의존도가 높아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관세를 물어야 하는 상황이다.
스텔란티스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우크라이나 분쟁과 원자재 가격 상승·공급난 등 급변하는 영업 환경 때문에 (영국의) 원산지 규정을 충족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마이크 호스 영국자동차공업협회 최고경영자(CEO)도 “관세 부과 및 이에 따른 가격인상 가능성 때문에 소비자가 구매를 꺼리는 등 (원산지 규정이) 영국과 유럽 자동차 제조사에 상당한 난제가 되고 있다”고 CNBC에 말했다.
야당인 영국 노동당은 관세 문제가 근본적으로 집권 보수당이 추진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에서 비롯됐다고 비판하고 있다. 영국이 EU 단일시장에 남아 있었다면 관세 문제를 고민할 필요도 없었기 때문이다. 키어 스타머 영국 노동당 대표는 “우리는 더 나은 브렉시트 협상이 필요하다”며 “(보수당은 브렉시트가) 다 준비된 것처럼 말했지만 (실제론) 설익은 것이었다”고 꼬집었다.
영국 정부도 대규모 투자를 놓칠 위기에 몰리면서 대응에 나섰다. 영국 정부는 “기업통상부 장관이 EU에 원산지 문제를 제기했으며 영국이 자동차 생산에서 최고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EU와 함께 해법을 찾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