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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외면에 오너리스크까지…사면초가 빠진 보람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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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태 기자I 2026.09.13 13:4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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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조시장 개척 불구 선수금 순위 3위로
웅진프리드라이프·교원 등 후발사 약진
결합상품·전환서비스 역량 한계
오너가 횡령·마약 이슈에 신뢰도 하락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국내 상조 시장을 개척하며 업계 1위 자리를 지켜오던 보람그룹이 선수금(상조 납입금) 순위에서 연이어 후발 업체에 밀리며 위기에 봉착했다. 경쟁사인 웅진프리드라이프와 교원라이프가 렌털가전·여행·교육 등 계열사를 활용한 결합상품과 전환서비스를 선보여 2030세대 신규 가입자를 폭발적으로 늘린 사이, 보람그룹은 새로운 서비스 개발에 뒤처지며 신규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횡령·마약 등 오너리스크를 비롯한 개인정보 유출 사태까지 겹치며 브랜드 신뢰 악화로 사면초가에 빠졌다.

서울 중구 보람그룹 본사. (사진=보람그룹)
서울 중구 보람그룹 본사. (사진=보람그룹)
13일 공정거래위원회 및 상조업계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보람그룹(보람상조개발·라이프·리더스·피플·애니콜·실로암·플러스)의 선수금은 1조6817억원으로 집계돼 웅진프리드라이프(2조9734억원), 교원라이프(1조7369억원)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보람그룹은 지난 2020년만 해도 선수금 순위 1위를 지키고 있었지만 이듬해 웅진프리드라이프에 1위를 빼앗기고 올해 들어서는 교원라이프에 2위 자리까지 내주면서 뒷걸음질쳤다.

1991년에 설립돼 상조 시장의 대중화를 이끈 보람그룹의 지위가 흔들리기 시작한 건 결합상품 시장 진입이 늦은 영향이 크다. 웅진프리드라이프와 교원라이프는 렌털가전과 상조상품을 묶어 판매하는 결합상품을 시장에 선제적으로 선보이면서 젊은 층의 고객을 사로잡았다. 예컨대 상조 납입금 중 일부를 가전제품 구매 할부금으로 지원해주는 방식의 결합 상품은 먼 미래에 장례 서비스만 받는 기존 상품 대비 빠르게 혜택을 누릴 수 있어 젊은 고객들에게서 큰 인기를 얻었다. 보람그룹은 기존 장례 서비스에 집중하는 사업 전략을 고수하다가 상대적으로 뒤늦게 결합상품을 선보이면서 고객 확보에서 밀리게 됐다.

계열사 상품 인프라가 제한적인 점도 보람그룹의 약점으로 꼽힌다. 웅진프리드라이프와 교원라이프는 가전 및 교육, 여행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계열사를 통해 결합상품 및 전환서비스(선수금을 장례 대신 다른 대체 서비스로 전환해 사용하는 제도)를 확충했다.

웅진프리드라이프는 웅진그룹 교육 계열사인 웅진씽크빅을 통해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웨딩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웨딩 전문기업 티앤더블유코리아에 투자를 단행했다. 교원라이프 역시 교원그룹 내 교육 브랜드 ‘빨간펜’, 렌털·가전 브랜드 ‘교원웰스’ 자산을 활용한 결합상품과 전환서비스를 선보였다. 올 상반기 여행 계열사인 ‘교원투어’를 통해 선보인 전환 서비스의 이용 실적은 전년 대비 169% 증가하며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고 있다. 반면 보람그룹은 계열사 인프라 한계를 여타 제휴사와 협업을 통해 대응하고 있으나, 제휴 조건이 변경될 가능성이 있는 데다 서비스 혜택 경쟁력 측면에서 내부 계열사 인프라를 가진 업체에 비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최철홍 보람그룹 회장. (사진=보람그룹)
최철홍 보람그룹 회장. (사진=보람그룹)
여기에 횡령과 마약 이슈로 얼룩진 오너리스크는 신뢰가 중요한 상조 업계에서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보람그룹의 창업주인 최철홍 회장과 임원진은 고객의 선수금을 비롯한 계열사 자금 30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 2010년 기소됐으며, 이듬해 혐의가 인정돼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이 확정된 바 있다. 또 지난 2020년 최 회장의 장남인 최요엘 보람그룹 전무는 마약 밀반입 및 투약 사실이 인정됨에 따라 항소심에서 징역 2년6개월, 집행유예 4년형이 최종 확정됐다. 이밖에 보람그룹은 지난 2024년 5월 발생했던 2만8000건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올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약 5억5000만원의 과징금·과태료가 부과되기도 했다. 상조업계 한 관계자는 “오너 일가의 부정 행위로 인한 경영진의 불안정한 모습으로 회사내에서 신규 사업들의 진행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보람그룹은 신뢰 회복과 함께 다양한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하는 서비스 출시 여부가 향후 회사의 성장을 판가름할 주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모 상조업계 관계자는 “상조 시장이 특정 시점에 국한하기보다 일상 생활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혜택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될 것”이라며 “보람그룹이 지금과 같은 경영진과 전략을 그대로 이어간다면 업계내 위상이 계속 하락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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