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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대학 등록금 규제를 두고 “대학의 경쟁력과 교육 여건을 약화시키고 결국 국가 차원의 경쟁력 저하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등록금을 규제만 할 것이 아니라 대학 교육의 질을 높이면서도 대학생들의 학비 부담을 크게 높이지 않는 선에서 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등록금 규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그는 추가세수에 따른 교육교부금을 대학을 비롯한 고등교육 경쟁력 강화에 활용해야 한다고 인터뷰 내내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교육교부금 개편 논의와 맞물려 그 일부를 고등교육 재원으로 활용하자는 주장이 나온다.
△학령인구(6~17세)는 교육교부금을 도입한 1972년 1073만명에서 올해 492만명으로 반토막이 났다. 반면 교육교부금은 2016년 43조 1615억원에서 올해 72조원으로 약 30조원 증가했다. 그렇다고 초·중등 교육에 투입되는 예산을 삭감해 대학에 투자하자는 주장에는 반대한다. 반도체 호황 등으로 인해 추가 세수가 유입될 전망이기에 이 부분을 대학에 투자하자는 얘기다.
-초과 세수 유입이 앞으로도 지속될지는 미지수인데.
△국회예산정책처 분석에 따르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올해 72조원에서 2028년에는 78조 9000억원, 2029년에는 85조 5000억원으로 연평균 5% 정도 증가할 전망이다. 국세 수입은 단기적으로 급증하는 구조인데 이런 흐름이 계속되지는 않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우상향할 것으로 본다.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내국세의 20.79%에 해당하는 교육교부금은 초·중등 교육 투자분으로 인정하되 추가 세수에 대해서는 국가 경쟁력을 고려해 어디에 투자할지 숙의해봐야 한다.“
-최근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는 정부의 대학 등록금 규제가 위헌이라고 주장한다.
△사총협이 등록금 규제가 위헌이라는 취지로 헌법소원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것 자체가 불행한 일이다. 과한 규제가 없었다면 사립대들이 반발할 일이 없었을 것이다. 안정적인 대학 재정지원을 바탕으로 거점대학의 육성뿐만 아니라 수도권 대학, 지역내 중소국립대학, 사립대학과의 협력·연계체계를 동시에 강화하는 종합적 전략이 필요하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각 대학이 ‘최근 3개 연도 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만 등록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법안도 발의했다.
△대학 등록금은 지난 15년간 동결됐다. 그 사이 물가는 상승했고 인건비·시설유지비·안전관리비 등 대학의 고정비도 꾸준히 증가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물가상승률을 초과해 등록금을 올리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를 정상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어떤 정권이든 표심을 얻기 위해 등록금에 대해선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폈다. 그 결과로 고등교육 경쟁력이 저하되면 결국 국가와 국민이 피해를 보게 된다. 현행법상 대학마다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어 대학의 재정 운영은 이미 투명화가 이뤄졌다. 향후 대학 교육의 질을 높이면서도 학생 부담을 합리적으로 완화하는 방향으로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등록금이 쓰이는 곳에 교육의 질적 제고가 일어나고 정부의 국가장학금 정책은 중산층 경계 가구까지 지원 대상에 포함, 실질적 부담 완화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대학들의 학령인구 감소 타개책 중 하나가 유학생 유치인데 이제는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학생 유치는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대학의 주요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다만 이제는 양적 확대를 넘어 유학생이 성공적으로 학업을 수행하고 지역과 사회에서 필요한 인재가 되도록 하는 질적 성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유학생 중도 탈락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 유학생들은 언어 장벽, 문화 차이, 생활 환경 변화 등 여러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것이 자퇴 등 중도 탈락의 원인이 된다. 대학들도 유학생에 대한 한국어·학업 지원, 생활·문화 적응 프로그램 운영, 졸업 후 진로 지원 등 여러 부서가 공조하는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교육 당국도 유학생 유치를 대학의 생존 과제로만 볼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국가 경쟁력 제고에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이재명 정부의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에 따라서 상대적으로 사립대에 대한 지원이 줄지 않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올해 3개 국립대를 우선 선정, 선도모델을 만들겠다는 것이 교육부 구상이다. 하지만 선도모델을 만들어 그 성과가 대학가로 확산하지 않으면 정책의 본래 취지인 국가균형발전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아울러 수도권 연구중심대학의 참여도 제도화해야 한다. 지역 거점국립대와 수도권 연구중심대학이 경쟁 관계에 그칠 것이 아니라 공동연구, 공동학위, 대학원 교육, 첨단분야 인재 양성에서 대학 간 협력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를 통해 지역 대학이 고립된 상태에서 경쟁하게 만들기보다는 국가 전체의 연구·교육 역량을 제고하는 협력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AI 시대의 도래로 대학 교육도 바뀌어야 할 시점이다.
△이제 대학은 ‘정답을 주입하는 곳’이 아니라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힘을 기르는 곳’이 돼야 한다. 과거에는 대학이 지식을 체계적으로 축적하고 전달하는 역할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지식의 재구성’과 ‘비판적 성찰 능력’을 대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AI가 제시한 답을 검증하고 새로운 문제를 정의하는 ‘비판적 사고 중심 교육’, 기술에 매몰되지 않는 ‘인류애와 윤리적 판단력 교육’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AI가 인류의 가치와 다른 기준으로 판단하고, 그 판단이 인류보다 우위에 서면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AI는 답을 정해놓고 판단하지만, 사람은 나이·문화·성별·종교·환경 등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인류를 위한 가치 판단은 AI처럼 정답을 정해놓고 처리할 문제가 아니다. AI가 빠르게 발전할수록 누군가는 방향을 잡아줘야 하고, 그것이 대학의 역할이다.
●이기정 회장은…
△1959년생 서울 △우신고 △한양대 영어영문학 학사 △한양대 영어영문학 석사 △미국 미네소타대 언어학 석·박사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과 출제위원장 △교육부 국제화 인증위원회 위원장 △한양대 총장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수석부회장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제30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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