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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슬레는 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로랑 프렉스 CEO를 직장 내 연애 사실을 미공개한 점을 문제 삼아 전격 해임하고, 후임으로 필리프 나브라틸 네스프레소 부문장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에 따르면 프렉스와 부하직원과의 관계에 대한 의혹은 사내 내부 고발 시스템을 통해 처음 제기됐다. 1차 조사에서는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지만, 재차 제보가 들어오면서 외부 법률 자문을 포함한 2차 조사에서 관계가 확인됐다. 프렉스는 초기 조사 당시 관계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폴 불케 이사회 의장은 “이번 결정은 불가피했다”며 “네슬레의 가치와 지배구조는 우리의 핵심 기반”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프렉스에게 별도의 퇴직 보상은 지급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프렉스는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이유로 해임된 마크 슈나이더 전 CEO의 뒤를 이어 취임했으나 1년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그는 재임 기간 동안 광고 지출 확대 및 대형 제품 중심 전략 전환을 통해 성장을 재점화하려 했다. 또한 부진한 비타민 브랜드에 대한 전략적 검토와 생수 사업부의 분사를 단행했다. 그러나 투자자 신뢰 회복에는 실패했으며, 그가 CEO로 재임한 1년 동안 네슬레 주가는 17% 하락했다. 이는 경쟁사 유니레버의 주가 하락률 5%보다 큰 폭이다. 2분기 기준 네슬레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0.4% 감소했다. JP모건은 투자자 노트를 통해 “이번 변화로 회사의 중기적 방향성에 대한 의문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임 CEO로 임명된 나브라틸은 2001년 네슬레에 입사해 커피 사업 전략을 총괄해 왔으며, 최근까지 네스프레소 브랜드를 이끌어왔다. 네스프레소를 맡기 전에는 네스카페의 글로벌 전략과 스타벅스와의 라이선스 사업을 책임지는 커피전략사업부(SBU) 수석부사장을 역임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현재의 전략 방향과 성과 개선 계획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인사 조치는 글로벌 소비재 및 유통기업 CEO들의 경영진 교체 흐름과 맞물린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니레버, 디아지오, 허쉬 등 주요 기업들이 경영진을 교체했다. 아울러 최근 미국에서는 최고경영진의 개인적 행동에 대한 감시도 강화되고 있다. 2019년에는 스티브 이스터브룩 맥도날드 CEO가 직원과의 합의된 관계로 해임됐으며, 2025년에는 미국 백화점 체인 콜스의 CEO 애슐리 뷰캐넌이 연인 관계에 있는 공급업체에 수백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몰아줬다는 이유로 취임 100일만 자리에서 물러났다. 또 미국 스타트업 애스트로노머의 CEO 앤디 바이런도 콘서트장에서 직원과 포옹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돼 7월 자진 사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