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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일' 역대 최단명 英총리 트러스…"양상추 유통기한보다 짧았다"

유찬우 기자I 2022.10.21 10:35:57

英 타블로이드, 양상추 비교 동영상 게재

[이데일리 유찬우 인턴기자]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를 표방했던 리즈 트러스(47)가 20일(현지시간) 영국 총리직에서 사임했다. 44일 만에 낙마하면서 영국 역사상 최단명 총리라는 불명예 꼬리표를 단 그는 현지 언론 등으로부터 “양상추의 유통기한보다 더 짧았다”는 조롱도 받았다.

20일(현지시간) 리즈 트러스가 사임했다.(사진=AFP)
지난달 6일 임명된 트러스 영국 총리는 지난달 430억 파운드(약 69조원) 규모의 감세안을 발표하면서 큰 혼란을 겪었다. 영국 경제를 되살리겠다는 그의 의도와 달리 재정악화·물가 상승 우려에 국채 금리가 급등(국채 가격 하락)하고 달러 대비 영국 파운드화 환율은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트러스가 금융시장의 충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성급히 정책을 발표하는 악수를 뒀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지난 14일 최측근인 쿼지 콰텡 재무장관을 전격 경질하고 헌트 신임 재무장관을 앉히고 정책을 180도 전환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수엘라 브레이버먼 내무장관도 사퇴하는 등 그의 리더십이 크게 흔들렸다. 결국 그는 “현재 상황으로 볼 때 보수당으로부터 선출된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사의를 밝혔다.

영국 언론 등은 그의 리더십을 놓고 ‘양상추 유통기한’과 비교하며 낙마를 예상하기도 했다. 영국의 타블로이드 신문 데일리 스타(Daily Star)는 지난 14일 트러스의 사진 옆에 양상추를 놓고 유튜브 생중계를 하기도 했다. 누가 더 오래 버티는지를 보여주면서 그를 조롱한 것이다. 양상추의 유통기한은 통상 10일인데, 트러스가 6일 만에 사임하면서 양상추가 게임에서 이긴 꼴이 됐다.

영국 데일리 스타는 유튜브 스트리밍을 통해 트러스 임기와 양상추의 유통기한을 비교하는 대결을 진행했다. 오른쪽 상단에 일부 상한 양상추의 모습이 보인다(사진=데일리 스타 트위터 캡쳐)
트위터에서도 그에 대한 풍자가 이어졌다. 미국의 뉴스 웹사이트 더 버지 소속 톰 워렌 기자는 그의 트위터 계정에 “트러스가 사임해 양상추가 이겼다”며 글을 남겼다. 영국 방송사 ITV의 아크타르 작가는 초록색 드레스를 입고 기뻐하는 한 여성의 영상을 올려 “트러스 사임 후 양상추의 모습”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트러스에 양상추 사진을 합성한 모습.(사진=톰 워렌 트위터 캡쳐)
한편 트러스에 대한 호감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영국 내 호감도와 비교했을 때 비슷한 수준에 접근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WP는 영국의 한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한때 30% 수준에 머무르던 트러스 호감도가 계속 하락세였다면 16%를 기록한 푸틴과 비슷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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