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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살 예비 아빠, 표창 받은 여군…아프간서 산화한 13명의 사연

김무연 기자I 2021.08.29 18:28:41

NYT·WSJ 등 외신, IS-K 테러에 희생 당한 미군 소개
해병대 11명, 육군 1명, 해군 의무병 1명 등 총 13명
평균 나이 22세…아프간 피난민 돕던 여군 2명도 숨져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그는 다음 달 출산 예정인 첫 아기가 있었습니다.”

지난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에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에서 발생한 연쇄 폭탄테러 희생자를 애도하기 위한 조기가 게양돼 있다.(사진=연합뉴스)
외신은 이제 20세에 불과한 해병 라일리 맥컬럼을 이렇게 묘사했다. 그는 천식 진단을 받았지만 해병대에 합류하고 싶다는 일념 하에 건강을 위해 노력했고 레슬링 팀에서도 활약했다.

18살이 되던 해 그는 꿈꾸던 해병대에 합류했다. 결혼한 직후 요르단에 배치됐던 그는 2주 전 아프가니스탄(이하 아프간)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그는 뱃속의 아기와 사랑은 아내를 둔 채 불귀의 객이 됐다.

맥컬럼 뿐만이 아니다. 평균 나이 22세의 젊은 군인들은 중동에서 자국민 및 아프간 시민을 대피시키다 산화했다.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저널(WSJ) 등은 28일(현지시간) 카불 폭탄 테러로 사망한 해병 11명, 육군 1명, 해군 의무병 1명의 사연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숨진 13명의 미군 이야기가 언론에 공개되며 추모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데이비드 리 에스피노자(20) 상병은 아프간 배치 일주일 만에 양친과 어린 13살 여동생을 남기고 폭탄 테러로 숨을 거뒀다. 그의 어머니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은 군대 생활을 우상으로 여겨왔고, 해병대에서 복무한 후 국경 순찰대 요원이 되는 꿈을 꿨다”라면서 “자식을 잃은 것은 매우 슬프지만 그가 영웅이기 때문에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12명의 형제, 자매를 둔 맥스턴 소비악(22)은 2017년부터 해군 의무병으로 복무했다. 자신을 걱정하는 가족들에게 항상 “해병대가 지켜줄 것”이라며 안심시켰다고 한다. 그는 아내와의 마지막 통화해서도 안전하다고 안심시켰지만, IS-호라산의 테러에 목숨을 잃었다. 그의 가족은 “언론에서 그가 남긴 유산을 강조하기를 원하고 이를 공유하려는 움직임을 존경한다”라고 했다.

아프간 최전선에서 싸웠던 여군 두 명도 테러에 희생됐다. 니콜 지(23) 병장은 수만 명의 대피 인원 가운데 여성과 아이들을 수색하는 임무를 담당했다. 그는 아프간 아기를 품에 안은 사진을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며 “나는 내 직업을 사랑한다”라고 썼다. 그것은 그가 남긴 마지막 말이 됐다.

로사리오 피차도 병장(25)은 지난 5월 보급 책임자로 우수성을 인정받아 표창장을 수 여받을 정도로 유능한 군인이었다. 동료였던 존 코폴라 중위는 “그의 복무는 수천 명의 여성과 어린이를 대피시키는 데 중요했다”라고 술회했다. NYT는 두 여군이 보수적인 아프간에서 여성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기 위해 자원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헌터 로페즈(22) △대건 페이지(23) △험버트 산체스(22) △자레드 슈미츠(20) △딜리언 메롤라(20) △카림 니쿠이(20) △라이언 크나우스(23) △데린 후버(31) 등이 작전 중 카불 공항 테러로 사망했다. 미국 정부는 테러 직후 이들을 추모하기 위해 조기를 내걸어 애도의 뜻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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