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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클로즈업도 없는데…" '암살자(들)' 뜻밖의 관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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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환 기자I 2026.10.04 20:4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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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호 "허구 설정을 역사로 오인할 위험…검증 필요"
박원석 "박정희 대사 한마디 없어…허위사실 선동 멈춰라"
영화감독조합 "생업 겨냥한 공격…창작 기회 꺾지 말라"

[이데일리 김주환 기자]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룬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싸고 정치권의 상영 중단 요구와 제작진 형사고발 등 공방이 격화하는 가운데, 문화계와 진보 진영 인사들 사이에서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치권의 사법적 개입과 검열 시도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로 비판하면서도, 영화의 역사적 묘사와 왜곡 여부를 두고는 뚜렷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지난달 28일 서울의 한 영화관에 걸린 '암살자(들)' 포스터.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8일 서울의 한 영화관에 걸린 '암살자(들)' 포스터. (사진=연합뉴스)
앞서 이종배 전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이 지난달 29일 허진호 감독과 제작진을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는 등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영화 상영 중단과 국회 국정감사 증인 채택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나 중앙정보부가 사건에 관여했을 가능성을 암시해 역사를 왜곡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최승호 전 MBC PD는 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허 감독의 해명을 비판하며 “창작의 자유와 작품에 대한 비판은 별개의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최 전 PD는 정치권이 영화의 제작·투자 과정까지 문제 삼으며 외압을 가하는 행태를 두고 “창작자들에게 자기검열을 강요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영화 속 실제 묘사에 대해서는 날을 세웠다.

허 감독이 인터뷰에서 “중정 내부 권력 암투나 소동을 다뤘을 뿐 박정희 전 대통령과 분리해서 생각했다”고 밝힌 데 대해 최 전 PD는 “그 분리가 화면에 드러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극 중 문세광의 식장 진입 과정에 경호실 관계자가 개입하거나 당일 연단을 방탄용으로 교체하는 등 실제 기록과 다른 설정이 등장하는 점을 짚었다. 아울러 사건과 직접 관련이 없는 ‘자유언론실천선언’까지 엮어 넣은 점을 거론하며 경호실과 중정이 긴밀히 움직이는 모습이 관객에게 특정한 해석을 유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꼬집었다.

이어 허 감독의 전작 ‘덕혜옹주’를 언급하며 허구적 설정을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일 위험이 있는 만큼 비판적 검증과 사회적 논의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지난 3일 영화를 관람한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SNS를 통해 역사 왜곡 공세에 대해 “어처구니없어 헛웃음마저 난다”며 반박했다. 그는 “극 중 박정희 대통령은 초반부 광복절 기념사 장면 외에 한두 장면 스치듯 나오는 정도이며 대사 한마디 클로즈업 한 컷도 없다”며 “육 여사 저격의 배후가 박 대통령이라는 암시조차 직접적으로 등장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영화를 두고 허위사실, 명예훼손 운운하는 주장이야말로 허위사실과 명예훼손에 가깝다”며 “영화는 지금까지도 풀리지 않은 당시 수사 결과의 의문을 모티브로 박정희 정권이 만든 검열과 통제, 폭력과 야만의 시대를 고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배우 유해진의 연기를 호평하며 영화를 적극 옹호했다.

영화계 역시 공식 대응에 나섰다. 한국영화감독조합(DGK)은 이날 성명을 내고 “지금 마주한 것은 영화에 대한 비판을 넘어 인신에 대한 선을 넘은 공격이자 일상과 생업을 겨냥한 위협”이라며 “논쟁과 비판을 겪었다는 이유로 다음 창작 기회까지 꺾여선 안 된다”고 촉구했다.

이처럼 정치권의 법적 압박에는 한목소리로 선을 그으면서도, ‘영화적 허구와 역사적 사실의 경계’를 둘러싼 논쟁은 진영을 넘어 한층 확산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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