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수출액이 16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고, 영업 일수를 고려한 1~2월 수출액은 사실상 전년 대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수출 둔화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전쟁이 본격화하며 수출 부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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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수출액이 61억달러로 전년대비 17.8% 전체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 3개월 만의 증가다. 무선통신기기(15억달러)와 컴퓨터(8억달러) 수출도 각각 전년 대비 42.3%, 28.5% 늘며 강세를 유지했다. 바이오헬스 수출(14억달러) 역시 16.1% 늘었다.
지역별로는 양대 수출 상대국인 미국(99억달러)은 전년 대비 1.0% 증가했고 중국(95억달러)은 1.4% 줄었다. 대아세안 수출액(96억달러)이 전년대비 12.6% 늘었고 인도·중동 지역 수출액(각 17억달러)도 전년대비 각각 18.6%, 19.6% 증가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1월 주춤했던 수출이 2월 반등했다”며 “미국 신행정부의 연이은 무역·통상 조치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음에도 우리 산업 경쟁력이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조업일수를 고려하면 2월 일 평균 수출은 23억 9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5.9% 감소했다. 지난해 2월 초였던 설 연휴가 올해 1월 말로 앞당겨졌기 때문이다.
설 연휴 효과를 뺀 1~2월 누적 수출도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휴 기간 변동 영향을 배제한 1~2월 누적 수출액은 1017억달러로 전년대비 4.7% 줄었다. 수입액도 993억달러로 3.3% 줄며 24억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는 유지하고 있지만, 수입보다 수출 감소 폭이 더 큰 흐름이다. 트럼프발 관세전쟁 등의 영향이 가시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문제는 이달부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가 확대하며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 역시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이하 현지시간) 이달 4일부터 이미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 중국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동시에 보류해뒀던 캐나다·멕시코에 대한 25% 관세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에 대한 직접적인 조치는 아니지만, 우리 수출기업 역시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4월1일 시행 예고한 주요국 상호관세는 한국에 대한 직접적인 압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지난달 26~28일 미국 워싱턴 D.C.를 찾아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등을 만나 이 같은 조치에 대한 우리 기업의 우려를 전달했으나, 실제 협상이 어떤 형태로 이어질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안 장관은 “과거 미국의 반도체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제정에 성공적으로 대응한 경험을 토대로 미국과의 체계적이고 진정성 있는 협의를 펼치고 최선의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