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집무실 인근의 용산공원 부지가 편의시설 확충을 마치고 지난 10일부터 오는 19일까지 열흘간 일반 시민에게 시범 개방됐다. 개방 첫 주말을 맞은 용산공원은 30도가 넘는 더위에도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이들로 활기가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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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범 개방을 통해 미군 기지의 숙소 등이 있던 주요 장소들뿐만이 아니라 대통령 집무실 앞뜰 등도 관람이 가능하다. ‘네이버 예약’을 통해 하루 2500명까지 관람이 가능한데, 13일까지 예약은 꽉 찰 정도로 호응이 높다.
그동안 일반에게 공개되지 않았던 지역인만큼 시민들은 대부분 호기심과 기대에 차 있는 모습들이었다. 이들은 입장 시 받는 안내책자를 살펴보거나, 자신의 소원이나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적을 수 있는 흰색 바람개비를 들여다보기도 했다. 공원 내부에서는 투어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이동하거나, 카트를 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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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된 공원 내 가로수 길을 따라 걷다보면 미군 장군들의 숙소나 경호 장비, 미군들이 체육과 여가를 즐겼던 스포츠필드 등도 구경할 수 있다. 또 공원 내에는 푸드트럭이 마련돼 있어 다양한 음식 취식도 가능했다. 대통령에게 바라는 바를 적어 보낼 수 있는 ‘경청 우체통’과 바람개비를 꽂아볼 수 있는 ‘바람 정원’도 설치돼 눈길을 끈다.
이날 시민들은 바람개비를 들고 사진을 찍거나 미군 시설의 영어 표지판을 들여다보며 나들이를 한껏 즐겼다.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온 보호자들은 “바람개비를 들고 사진을 찍어보자”고 함께 웃었다. 이밖에도 “옛날에 미군이 있었던 곳이라 영어 표지판이 설치돼있다”며 그동안 찾지 못했던 공간을 즐기기도 했다.
다만 공원 안팎에서는 여전히 공원 개방을 두고 잡음도 이어지고 있다. 녹색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개방 첫날인 지난 10일 용산 부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해성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현행법상 공원으로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오염이 심하다”며 “국민 건강을 위해서라도 오염정화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오염 논란은 ‘과장된 얘기’”라며 “철저하고 신중한 자세로 접근하겠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