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콘텐츠비평협회(이하 콘비협)가 25일 투병 중 세상을 떠난 이외수 작가를 애도했다.
콘비협은 26일 이같은 내용의 이외수 작가 추도성명 내고 “글쓰기의 경계를 횡단하며 대중과의 소통을 지향한 이외수 작가를 애도한다”고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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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때로는 그의 발언이 기행으로 비춰지면서 뭇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때도 없지 않았다”면서도 “그는 좋은 것뿐만 아니라 좋지 않은 것을 포함한 세상의 모든 것을 사랑하겠다는 의지를 끝내 포기하지 않은 사람이었다. 누가 뭐라고 하든 그는 우주의 중심으로 묵묵히 전진했고, 이제 많은 이들은 이것이 그의 외로운 구도가 아니었음을 안다”고도 적었다.
그러면서 “장편소설 ‘꿈꾸는 식물’을 비롯한 빼어난 작품들을 남긴 작가로서 그는 1970~80년대 한국문학사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소설가로 기록되겠지만, 동시에 그는 냉혹한 세상을 사는 평범한 우리를 위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려고 애쓴 헌신적인 친구로서 기억될 것”이라며 “그는 하늘에서 소탈한 웃음 지으며 지켜보리라 생각한다. 그곳으로 이제 막 떠난 고인의 명복은 이미 충만할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고인을 향한 추도성명 전문이다.
글쓰기의 경계를 횡단하며 대중과의 소통을 지향한 이외수 작가를 애도하며
2022년 4월 25일 이외수 작가가 세상과 작별했습니다. 소설가로 등단한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그는 타인과 세상의 아픔을 있는 그대로 자신의 것으로 아파하는 공감 능력에 바탕을 두고 다양한 집필 활동을 해왔습니다. 거기에는 또한 시대의 모순을 꿰뚫어보는 통찰력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언제나 그는 부드럽고 따뜻한 가슴, 강하고 예리한 눈으로 보통 사람들의 인생살이를 응원하는 작가로 인식되었습니다. 글쓰기가 자족적인 행위에 불과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 연대하는 중요한 연결고리가 될 수 있음을 그는 여러 매체를 통한 끊임없는 실천으로 증명해냈습니다.
때로는 그의 발언이 기행으로 비춰지면서 뭇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때도 없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는 그의 산문집 『불현듯 살아야겠다고 중얼거렸다』(2019)의 한 대목으로 갈음해 이해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나는 천하 만물을 사랑하겠다는 의지를 버리지는 않았다. 비록 느리더라도 성실하게 목적지를 향해 기어가는 달팽이처럼, 시간의 옆구리에 붙어 우주의 중심을 향해 꾸준히 전진했다.” 그는 좋은 것뿐만 아니라 좋지 않은 것을 포함한 세상의 모든 것을 사랑하겠다는 의지를 끝내 포기하지 않은 사람이었습니다. 누가 뭐라고 하든 그는 우주의 중심으로 묵묵히 전진하였고, 이제 많은 이들은 이것이 그의 외로운 구도가 아니었음을 압니다.
장편소설 ‘꿈꾸는 식물’을 비롯한 빼어난 작품들을 남긴 작가로서 그는 1970~80년대 한국문학사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소설가로 기록되겠지만, 동시에 그는 냉혹한 세상을 사는 평범한 우리를 위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려고 애쓴 헌신적인 친구로서 기억될 것입니다. “언젠가는 내가 파종한 낱말들이 싹을 틔워서, 눈부신 꽃이 되거나, 푸르른 숲이 되거나, 하늘거리는 해초가 되거나, 우람한 선인장으로 자라기를 기다리겠다.”라고 그는 썼습니다. 이러한 본인의 바람이 이루어지는 나날을 그는 하늘에서 소탈한 웃음 지으며 지켜보리라 생각합니다. 그곳으로 이제 막 떠난 고인의 명복은 이미 충만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