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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에 힘입은 미국인들이 여행에 나서고 있다. 3일(현지시간) 전미자동차협회(AAA)는 1일부터 5일까지 자동차나 항공편 여행객이 477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독립기념일 연휴에 비해 40% 늘어난 수준으로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9년보다 많은 숫자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작년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는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미국인들의 경각심이 낮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조사기관 입소스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6명이 올해 독립기념일 행사에 참여하는 것이 전혀 위험하지 않을 것이라 답했다. 지난해에는 응답자 80%가 “독립기념일 행사 참가는 위험하다”고 답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인들의 낙관과는 달리 델타 변이가 확산하고 있어 올 독립기념일이 감염 폭발의 계기가 될 지도 모른다고 우려한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 지역은 델타 변이 위험을 극복할 수 있지만 접종률이 낮은 지역은 취약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은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 달성과 코로나19 추가 발병이라는 2개의 길을 응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심지어 미국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올 7월 4일을 ‘코로나 독립기념일’로 삼겠다는 목표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취임 후 첫 대국민 연설에서 올해 독립기념일까지 미국 성인 70%가 최소 한 번 이상 백신을 맞게 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목표를 달성한 건 50주 중 20주뿐이라고 CBS뉴스는 전했다.
백신 접종률이 목표에 못 미치는 지역에선 신규 확진 사례가 늘고 있다. 미주리주는 델타 변이 확산으로 지난 1일 신규 감염자가 2주 전보다 55% 늘었다. 인구 10만명당 16명이 확진되는 등 미국에서 신규 환자 비율이 가장 높은 네바다주에선 지난 25일 델타 변이 감염 사례가 전체의 46%를 넘었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에서 오히려 경각심이 떨어진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애디트 네루커 하버드 의대 세계보건전문가는 “접종률이 낮은 지역에서 대유행이 끝났다는 생각이 더 팽배해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독립기념일이 접종률 낮은 지역에서 코로나19를 크게 퍼뜨리는 행사가 될까 우려스럽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