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동별 대표자도 파산선고를 받고 복권되지 않은 사람은 맡을 수 없다. 동별 대표자는 입주자들을 대표해 아파트 관리에 관한 주요 사항을 결정하기 위한 자치 의결기구 입주자대표회의의 구성원인 점을 감안하면 개인파산여부와 업무의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사법정책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도산제도의 현안과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개인도산 채무자에 대한 신분상 불이익 규정은 △개인파산 선고를 받고 복권되지 않은 경우 229건 △개인파산 선고를 받은 경우 13건 △개인회생 절차 개시결정을 받은 경우 3건 등 총 245건에 이른다.
문제는 수백개에 이르는 상당수 직종·자격이 앞선 사례와 같이 개인파산과 업무상 연관성을 찾기 어렵단 점이다. 가령 공적 영향력이 큰 공무원 또는 사립학교법 교원, 금융·보험·회계 등 거래상의 신뢰 또는 재산상의 신용이 강하게 요구되는 변호사·회계사나 각종 협동조합 임원 등과 달리 해상특수경비원, 싸움소 주인 등 일반 국민들엔 이름도 낯선 직종까지 취업을 제한하고 있어서다.
파산했다고 담배·생수도 못파나…결격사유만 245건
실제로 제조·판매 등 영업의 인·허가 관련 담배소매인 지정, 농수산물 중도매업, 목재생산업, 어선중개업, 해상여객운송사업, 건설업, 여객·화물자동차운송사업, 관광사업, 대중문화예술기획업, 전기공사업, 대규모·준대규모점포, 자동차운전학원, 먹는샘물 등 유통전문판매업 등도 파산 관련 결격사유를 두고 있다.
개인파산 선고만으로 농협이나 수협, 신협 등 각 조합의 조합원에서 당연 탈퇴해야한다. 유치원이나 학원, 장기요양기관, 어린이집, 지정직업훈련시설에 환경 관련 각종 조사·평가기관 설립·운영도 개인파산 선고 후 복권이 되지 않은 사람은 허가가 나지 않는다.
특히 개인파산 채무자는 이같은 신분상 불이익과 함께 5년 간의 신용정보(공공정보) 등록이란 경제적 불이익이 더해지다보니 법조계 안팎으로 “지나치게 과도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올해 1~5월 법원 개인회생 접수건은 예년 동기간 대비 역대 최대인 6만 7442건, 개인파산은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이후 가장 많은 1만 8001건을 기록한 점도 감안하면 제도 실효성 제고 및 개인재기 지원을 위한 정부·국회 관심이 필요한 때란 지적이 뒤따르는 이유다.
설동윤 사법정책연구원 연구원은 “이같은 결격사유를 등록취소, 당연퇴직 등의 사유로 준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해당 직역에 종사하고 있었던 자가 파산선고를 받으면 향후 면책결정이 확정되기 전에는 ‘복권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해 일단 그 직을 잃게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파산선고 이후 면책결정이 확정되기까지 평균 10개월 가량이 소요돼 향후 면책결정이 확정돼 복권되더라도 종전의 지위를 회복하거나 복직하는 것에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설명했다.
사법정책연구원은 각 법률별 결격사유 규정 삭제를 원칙으로 하되 예외적으로 △공공성이나 공익성이 커 고도의 중립성이 요구되는 공무원 △사회적 책임 및 교직에 대한 국민의 신뢰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는 교원 △공공성이나 공익성이 커 고도의 신뢰·중립성이 요구되는 주요 공공기관, 공익사업 등 공적 직위 △거래상의 신뢰 또는 재산상의 신용이 강하게 요구되는 각종 조합 임원 및 변호사·회계사 등에 대한 결격사유 규정을 유지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
법조계 개인도산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신용정보 등록 기간 단축 등 개인파산 채무자들에 대한 경제적 불이익도 완화해야 한다고 봤다.
박기태 변호사(법무법인 한중)는 “개인회생은 최근 신용정보 등재 기간이 1년으로 줄었지만 개인파산은 여전히 5년”이라며 “파산 이후 경제사정이 좋아진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일괄적으로 무조건 5년 동안 금융거래를 제한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사법정책연구원은 신용회복위원회 등 신용관리교육을 실시해 이를 이수하는 조건으로 신용정보 등록을 조기 해제하거나 채무자의 ‘책임없는 사유’로 파산절차가 지연되는 등의 경우 내릴 수 있는 선면책 대상 범위 확대 등을 주요 개선방안으로 꼽았다. 또 개인회생 채무자들에 대해서도 현재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추진 중인 ‘개인회생정보 조기해제 제도’ 조기 안착을 거론했다.
개인파산시 면책되더라도 신용정보원에서 부여하는 ‘1201’ 코드 번호는 사실상 이들을 ‘경제적 전과자’로 만든단 지적도 거세다.
설 연구원은 “법원으로부터 파산을 선고받아 채무를 탕감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경제활동 불가능자로 낙인찍히는 현실로 인해 재기가 힘든 상황”이라며 “신용정보가 등록되면 은행 업무 중 일반 통장 개설이나 체크카드 발급 정도만 가능하고 신용카드 사용, 마이너스 통장을 포함한 대출 등 금융거래가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각종 할부·리스·렌탈 상품 등 일상적·필수적 금융상품은 물론 서민금융진흥원의 정책서민금융상품(근로자햇살론)과 최저신용자 특례보증 등 각종 정책서민금융상품조차 이용이 어려워진다.
대한변호사협회 도산변호사회 회장을 맡고 있는 조동현 변호사(법무법인 바른)는 “면책을 받자마자 신용회복위원회나 서민금융진흥원 프로그램과 자동 연계돼 소액 신용카드 발급이나 제도권 금융 복귀가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패스트 트랙도 좋은 방안 중 하나”라며 “금융권과 각급 회생법원, 지방법원 그리고 대법원 회생파산위원회와 협의를 한다면 충분히 실행 가능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기술주 강세에 나스닥 1.5%↑…다우, 5년만에 최고 상반기[월스트리트in]](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07/PS26070100091t.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