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통번역, 바이어 매칭, 최적 동선 안내…AI가 바꾼 행사 풍경

이민하 기자I 2026.02.11 06:00:00

''마이스 테크'' 시대 성큼
전국 스타트업 행사 ''넥스트라이즈''
AI가 기업?바이어 현장 상담 매칭
트럼프 발언 실시간 통역한 ''스콘챗''
APEC서 입소문… 200여 행사 도입
상용화 진입장벽 높아 양극화 우려
민간 투자 확대, 수익 모...

‘넥스트라이즈 2025’에서 리드엑스를 활용해 매칭을 진행하는 현장 (사진=이즈피엠피)
[이데일리 이민하 기자] 국내 대표 스타트업 박람회 ‘넥스트라이즈’는 지난해 참여기업, 바이어 간 상담 매칭에 AI(인공지능) 서비스를 도입했다. 행사 총괄 운영사 이즈피엠피가 자체 개발한 AI 집사(버틀러) 프로그램 ‘리드 엑스’와 AI 챗봇 매칭 프로그램으로 관심 분야와 품목이 맞는 300여 개 기업, 바이어 간 상담 일정을 사전에 확정했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한 달 가까이 여러 명 직원이 달라붙어 일일이 전화, 이메일을 돌리며 수기로 처리하던 업무다. 이틀간의 행사에선 AI 프로그램이 상담 진행 상황을 실시간 반영해 현장 상담 매칭 서비스도 제공했다.

이즈피엠피 관계자는 “매칭 정확도가 높아지면서 상담 만족도도 올라갔다”며 “바이어를 대상으로 부스를 방문한 기업 정보와 상담 내용을 포함한 개인별 참관 리포트는 물론 과거 VIP에게만 제공하던 인사이트 리포트도 제공했다”고 소개했다.

상담 매칭에 밀집도 분석도…똑똑해지는 행사들

AI 열풍이 마이스(MICE) 분야로 확산하고 있다. AI 기술을 접목해 효율성과 정확도를 한껏 높인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면서 코로나19 엔데믹 전환 이후 오프라인 행사 재개로 줄었던 ‘마이스 테크’ 수요를 늘리고 있다. AI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비대면 행사 증가로 인기를 얻다 오프라인 행사 복귀로 수요가 급감한 가상·증강현실(VR·AR), 메타버스의 뒤를 잇는 신(新) 마이스 테크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경주에서 열린 ‘APEC CEO 서밋’에서 AI 통역 서비스 스콘챗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표를 실시간으로 번역하고 있다. (사진=스콘AI)
AI 기반 마이스 테크 중 상용화에 가장 성공한 분야는 실시간 통·번역 서비스다. 지난해 10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등 1700여 명의 각국 정상과 기업인이 참여한 ‘경주 APEC CEO 서밋’은 국내 스타트업 스콘AI가 개발한 ‘스콘챗’으로 다국어 통역 서비스를 제공했다.

화자와 같은 톤의 음성으로 실시간 통역이 가능한 ‘보이스 클로닝’ 기술을 접목한 스콘챗은 최대 10초 가까이 걸리던 통역 지연 시간을 1.2초로 단축해 완벽한 동시통역 서비스라는 평가를 받았다. 서비스 이용료도 기존 동시통역 서비스의 10분의 1 수준으로 낮췄다. 공정일 스콘AI 대표는 “출시 반년밖에 안됐지만 지금까지 200건이 넘는 행사에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초기 AI 마이스 테크 수요를 이끌던 길 안내 서비스는 데이터와 서비스 이력이 쌓이면서 고도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AI 기술로 실내 측위 기술을 개발한 파파야는 최근 기존 길 안내 서비스에 실시간 인기 동선, 시간대별 밀집도 기능을 추가했다.

코엑스 4개 전시장을 모두 사용하는 국제 의료기기·병원 설비전에 3년째 길 안내 서비스를 제공 중인 파파야는 관람객 유형별 선호 부스 순위, 부스별 누적 방문객 수 등 데이터 서비스도 선보였다. 김태엽 파파야 대표는 “관람객에겐 길 안내 서비스이지만, 행사 주최사나 운영사, 참여기업엔 전시 비즈니스와 마케팅에 필요한 관람객 행동 데이터 분석 서비스로 용도가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서울카페쇼, 카페쇼 AI 가이드가 제공하는 홀별 혼잡도 (사진=서울카페쇼)
개별 단위로 제공하던 서비스와 기능을 하나로 묶은 플랫폼 형태의 AI 안내 서비스도 등장했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해 11월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카페쇼’에서 AI 스마트 가이드 서비스 ‘광집사’를 선보였다. 공사가 5개 AI 스타트업과 협력해 관광지, 축제 현장용으로 개발한 이 서비스는 AI 기반 지도와 밀집도 안내 외에 버추얼 휴먼을 활용한 가이드, 통·번역 서비스를 제공했다. 오윤정 엑스포럼 상무는 “과거 인쇄물, 사인물로 제공하던 정보를 실시간 업데이트해 제공함으로써 행사 운영의 효율성은 물론 방문객 관람 편의와 만족도를 동시에 높이는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민간 투자 확대·적용 범위 확장이 관건

각종 행사에서 AI 기반 마이스 테크 도입이 늘고 있지만 대중화, 상용화까지는 진입 장벽이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다. 자금력이 풍부한 전시 주최사와 컨벤션 기획사, 대형 행사 위주로 AI 마이스 테크 도입이 늘면서 업계, 행사 내 기술 서비스 양극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벤처기업에선 마이스 행사에 대한 경험, 이해가 부족해 기술력을 갖추고도 현장용 기술 개발에 애를 먹고 있다.

한 AI 스타트업 관계자는 “행사에 적용할 AI 서비스를 개발하고 싶어도 마이스가 워낙 생소한 분야다 보니 선뜻 서비스 개발에 뛰어들기가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서비스가 필요한 마이스 기업과 기술력을 갖춘 테크 기업을 이어주는 협업 플랫폼이 있다면 개발에 드는 시간도 줄이고 서비스 정확도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AI 기반 기술 서비스가 시장에 안착하려면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단순히 비용을 들여 기술 서비스를 도입하는 방식으로는 수요를 늘리기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AI 기반 서비스 등 마이스 테크를 단순 도입이 아닌 수익 모델화해야 한다는 얘기다.

정광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AI 기반 마이스 테크의 수익 모델화를 위해선 지도, 통역 등 안내, 편의 제공 수준에 머무는 서비스 종류와 범위를 결제, 계약, 판매 등 실질적인 성과를 가져다주는 비즈니스 목적용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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