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네브레스카대 의대 병원이 최근 저명 학술지 ‘네이처 파트너저널(Nature Partner Journal)’에 발표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줄기세포촉진제를 투여받은 파킨슨병 환자는 위약군보다 뇌기능이 더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파킨슨병 환자 37명을 줄기세포촉진제(GMCSF) 투여군 20명과 위약군 17명으로 나눈 뒤 무작위배정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줄기세포촉진제를 56일간 매일 주사한 37명의 뇌를 뇌자도(Magnetoencephalography, MEG)로 촬영한 결과 위약군보다 뇌기능의 호전 정도가 높았다. MEG는 뇌신경세포의 전기적 활동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생체자기를 초전도코일로 측정 및 영상화하는 최신 뇌기능검사다.
1989년 신경줄기세포가 뇌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최초로 확인됐고, 1992년엔 신경전구세포에서 이 줄기세포를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줄기세포는 성체줄기세포와 배아줄기세포로 나뉜다. 이 중 배아는 초기에 외배엽, 중간엽, 내배엽이라는 3개의 층(layer)으로 나뉘며 신경줄기세포는 외배엽으로부터 만들어진다. 이에 비해 현재 많이 사용되는 지방줄기세포·골수줄기세포·제대혈줄기세포는 중간엽에서 만들어져 뼈, 연골, 근육, 지방조직을 형성하는 세포를 만든다.
신경줄기세포는 분화 능력이 제한된 성체줄기세포에 속한다. 중추신경계 안에서 신경재생(neurogenesis) 과정을 통해 죽거나 손상된 신경세포를 대체한다. 이 세포가 노화되면 뇌와 중추신경계의 퇴행성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게 알츠하이머 치매, 파킨슨병, 다발성경화증 등이다. 파킨슨병도 신경줄기세포 재생능력 부재에 따른 신경세포 감소가 주요 발생원인으로 추정된다.
1995년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사망한 태아에서 추출한 신경줄기세포를 59세 파킨슨병 환자에게 이식하는 임상시험을 시행했다. 그 결과 이식된 태아의 신경줄기세포는 이식받은 환자의 뇌에서 도파민·분비신경세포로 분화됐고 결국 파킨슨병이 완치됐다. 이 연구는 세계적으로 저명한 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 오브 메디신(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됐다.
또 2008년 미국 하버드대병원이 ‘네이처(Nature)’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태아의 신경줄기세포를 이식받은 5명의 파킨슨병 환자를 9~14년 후 검사한 결과 이식한 신경줄기세포가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로 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경줄기세포를 사용해 파킨슨병을 포함한 여러 종류의 중추신경 및 말초신경병증을 완치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미국 스탠퍼드대병원은 2013년 치매나 파킨슨병 등 뇌세포 퇴화질환이 대식세포 일종인 성상세포와 미세아교세포 부족 탓라는 연구결과를 ‘네이처(Nature)’에 발표했다. 대식세포는 골수에서 만들어져 뇌로 이동한 뒤 성상세포와 미세아교세포로 분화된다. 성상세포와 미세아교세포는 뇌조직에 생기는 베타아밀로이드나 알파시누클레인 같은 불순물을 제거한다.
대식세포는 슈반세포로도 분화한다. 슈반세포는 미엘린수초를 재생해 말초신경의 재생을 돕는다. 당뇨병, 당뇨병 전단계, 유전, 갑상선호르몬 저하, 칼슘 저하, 부종, 항생제 부작용, 항암치료 등 이유로 미엘린수초 및 축삭의 재생이 불가능해지면 말초신경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말초신경은 척추에서 나오는 신경을 통칭한다. 말초신경이 손상된 것을 말초신경병증, 말초신경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을 말초신경염이라고 한다. 줄기세포촉진제는 말초신경병증 재생치료에도 도움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 청담동 USC미프로의원 줄기세포클리닉(구 스템스의원) 박재우 원장은 “신경줄기세포를 사용하면 치매, 파킨슨병, 말초신경병증 등 여러 신경질환을 완치할 수 있지만 윤리적 문제로 가까운 미래에는 상업적인 사용이 불가능해질 것”이라며 “신경질환 초기엔 줄기세포촉진제와 신경재생호르몬 치료를 병행해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막는 게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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