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6일 정례브리핑에서 이같이 경고했다.
◇대구 확진자 증상 발현 전 부산 클럽서 480명 접촉
이날 0시 현재 신규 환자가 10명 늘어 총 누적 환자가 1만728명으로 집계됐다. 해외유입이 9명, 지역내 발생이 1명이다. 검역단계에서는 1명만 양성판정을 받았고 경기 6명, 부산 1명, 전북 1명 등 총 8명이 해외를 다녀온 후 자가격리 과정에서 증상이 발현해 확진판정을 받은 사례다. 해외유입 환자는 1037명으로 늘었다. 내국인이 91.4%다. 지역 내 발생은 대구에서 2세 여아 1명만 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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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 해병대 신병입소 과정에서 확진판정을 받은 대구확진자의 경우 입대 전인 지난 18일 부산 식당과 숙박시설, 클럽 등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져 부산 지역이 발칵 뒤집어졌다. 클럽 명부에 적힌 접촉자만 480명에 이르기 때문이다. 이 확진자의 경우 부산 방문 사흘 뒤인 20일부터 인후통·두통·설사 등의 증상이 발현했고, 23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코로나19는 무증상 기간에도 전파력이 있지만, 대부분 자신의 감염 사실을 모르고 사회활동을 하다 보니 2차 3차 전파 가능성이 큰 바이러스다.
20대 확진자는 2940명(27.4%)으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많이 감염됐지만, 치명률은 0%다. 젊고 건강한 경우 위험하지 않다는 인식 때문에 활발하게 활동하기 쉽다. 문제는 이들이 감염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기저질환자나 고령층 등 고위험군과 접촉하면 치명률을 키울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은경 본부장은 “1~2명의 확진자가 대량의 접촉자를 발생시키고 유흥시설처럼 밀폐되고 밀집된 환경에서는 슈퍼전파 사건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밀폐·밀집 환경 노출되면 대부분 감염
대구신천지교회 슈퍼전파 사건, 청도 대남병원 집단감염 사건, 서울 구로 콜센터 집단감염 사건 등이 가장 대표적인 집단감염 사례다.
서울 구로 콜센터 한 층에서 바이러스에 노출된 경우 양성률이 43.5%였다. 이는 밀집하고 밀폐된 공간에서 노출될 경우 누구나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가장 대표사례로 꼽힌다. 방역당국은 콜센터 집단감염 사례에 대해 정리해 미국 질병관리본부(CDC) 논문 사이트에 공개했다.
정 본부장은 “밀폐된, 밀집된 근무환경 또는 실내환경이 코로나 전파에 위험하다는 것을 한 번 더 공간에 대한 정보와 양성률에 대한 정보를 통해서 말씀드리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방대본은 현재 무증상 시기의 전염력에 대한 부분도 분석을 하고 있다. 정 본부장은 “콜센터인 경우에는 확진자가 증상이 없는 시기에 노출된 접촉자들이 17명 정도 있었는데 이분들은 모두 모니터 끝날 때까지 양성으로 확인되지 않아서 무증상기에 감염된 사례는 콜센터인 경우에는 보고되지 않았다”며 “하지만 다른 연구들에서는 무증상 또는 증상이 발생하기 전 하루나 이틀 정도의 감염력이 있는 사례들이 보고가 되고 있어서 이 부분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조사 ·연구가 필요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은 사회적 거리 두기 일부 완화로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이 오지 않을까를 우려하고 있다. 지난 2월 18일 31번 대구 신천지교회 확진자가 발생하기 전에도 환자가 며칠간 주춤하며 조기 종식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결국 수백명씩 집단환자가 발생하는 대폭발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정은경 본부장은 “과거 집단발병 사례들을 보면 종교시설, 밀집된 환자들이 입원해 있는 요양병원이나 정신병원, 콜센터 등과 같은 다수가 밀폐 밀집한 사업장, 유흥시설 등의 경우 전파 가능성이 상당히 큰 환경”이라며 “한 번에 모이는 사람의 숫자를 줄이고 모였을 때는 2m 이상의 물리적인 거리 두기를 하는 사회적 거리 두기와 물리적 거리 두기를 지켜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자차로 가족 단위의 최소규모로 이동하고 단체모임이나 단체식사는 피해달라”며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의 어르신은 안타깝고 송구하지만 사람 간의 접촉을 자제해 달라”고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