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주민센터인 무의지소에서 일하는 한 공무원은 “관광단지 개발로 보상금이 나올 거라는 소문이 돌면서 건축허가만 받고 대강 지어놓은 건물이 상당수 된다”고 말했다.
인구 858명의 작은 섬마을엔 개발 바람에 흔들린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지난달 31일 인천시가 또 다시 용유도와 무의도 일대 80㎢를 ‘제2의 마카오’로 개발한다며 내년부터 이 지역에서 6조8000억원 대의 토지보상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정작 주민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무의2리에 살고 있는 이승배(67)씨는 “10여년 동안 속았다. 더 이상 입에 발린 소리를 믿을 사람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사업이 가시화되는 듯 보일 때마다 투자자가 몰려 섬 내 1만3000여 필지의 절반 이상이 외지인에게 팔린 점 역시 주민들이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유다.
주민들은 토지보상보다 섬 안의 도로나 육지로 나가는 다리 같은 기반시설 건설에 관심이 더 많다. 이기준 용유·무의자치위원장은 “섬에 출장보건소가 있기는 하지만 새벽에 응급환자가 생기면 해경을 불러 외지로 나가야 한다”며 “매번 선거 때마다 무의도와 내륙을 잇는 연륙교을 짓겠다는 공약이 나왔지만 제대로 추진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낙후된 기반시설에 건물 신·증축까지 제한돼 주민들의 고통은 커지는데 도대체 누구를 위한 개발인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무의도가 처음 관광단지로 선정된 건 1999년이다. 당시 인천시는 미국의 컨설팅회사 CWKA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일을 벌였으나 무산됐고, 2006년 독일 켐핀스키와 기본협약을 맺었지만 자본금이 없어 사업주체가 될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는 데만 5년 가량 걸렸다. 이 과정에서 투자하겠다던 기업들도 속속 발을 뺐다. 다만 개발규모는 당초 7㎢에서 24.4㎢로, 다시 80㎢로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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