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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를 다루고 있지만 이들의 독립운동 행적보다는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한 점이 두 작품의 공통점이다. 3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술가의집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김정, 김수희 연출은 각 작품이 실존 인물의 독립운동 과정에 초점을 두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언덕의 바리’(1월 6~14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는 김정 연출이 ‘처의 감각’, ‘손님들’, ‘인간이든 신이든’으로 호흡을 맞춘 고연옥 작가와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춘 작품이다. 김정 연출이 대표로 있는 프로젝트 내친김에와 극단 동 배우들의 협업으로 완성했다.
작품은 여자 폭탄범으로 독립운동에 나섰으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역사 속에서 사라진 안경신의 이야기를 우리나라 대표 신화인 바리데기 신화와 엮어 이야기를 풀어낸다. 김정 연출은 “적국에 대한 타격을 하지 못한 성공하지 못한 독립운동가로 세상 속으로 사라진 인물이라는 점이 흥미로웠다”며 “‘독립운동가’라는 박제된 이미지에서 벗어나 안경신이 우리 역사 속에 함께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작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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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희 연출은 “국가보안법 아래에서 아직도 이념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지금, 미국 시민권자로 사회주의에 심취해 독립운동을 하다 공산주의를 택한 인물이라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며 “‘여성’ 독립운동가가 아닌, 한 사람이 여러 사람과 연대하며 성장하면서 끝내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역사적인 상황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대표적인 공연예술 지원 사업인 ‘2023 공연예술창작산실-올해의 신작’은 총 27편의 공연예술 신작을 오는 3월까지 선보인다. 1월에는 연극 ‘언덕의 바리’, ‘아들에게’와 함께 △음악 ‘민요 첼로’(1월 6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창작오페라 ‘3과 2분의 1 A’(1월 11~12일 국립극장 하늘극장) △전통예술 ‘만중삭만-잊혀진 숨들의 기억’(1월 12~13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전통예술 ‘물의 놀이’(1월 20~21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등을 공연한다.
창작오페라 ‘3과 2분의 1 A’는 대중적으로 친숙한 동화 ‘신데렐라’를 신데렐라의 의붓 자매들의 시선으로 비틀어 어른들을 위한 행복과 욕망의 상관관계를 다룬 이야기로 새롭게 풀어낸다. 작품 제목은 200~205㎜ 정도 되는 여성의 구두 사이즈다. 김관 연출은 “전통연희를 주로 공연하는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오페라에 대한 격식을 깨고 관객과 보다 가까이 하는 무대를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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