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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시에나대와 함께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3일까지 미국 대선 경합주 6곳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네바다와 조지아, 애리조나,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등 5개 지역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열세를 보였다. 이들 지역은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한 곳이지만 4년 만에 역전을 허용한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위스콘신에서만 2%포인트(p) 차이로 박빙 우세를 유지했다.
이슈별로 봐도 경합주 유권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더 박한 점수를 줬다. 경제 부문에 대해 응답자의 59%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37%가 바이든 대통령을 더 신뢰한다고 답했다. 안보 정책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를 12%p 앞섰다. 나이 문제에 관해서도 81세인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선 응답자 71%가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에 너무 나이가 많다’고 답한 반면 그보다 4살 아래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나이에는 39%만 문제를 품었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더욱 뼈 아픈 건 기존 지지층 이탈이다. 지난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45세 미만 백인 청년층에서 트럼프 대통령보다 5%p 앞섰으나 이번 조사에서 8%p 뒤처졌다. 비백인 유권자 사이에선 아직 우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4년 전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게 줄었다. 이는 경제 정책이나 안보 정책에 대한 지지층 분열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조지아에 사는 자메리 헨리(25)는 “나는 바이든에 많이 기대했다”며 “시간이 지나 인플레이션과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일어나고 우리 국경은 전혀 안전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추이가 이어진다면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가도는 험난해질 수밖에 없다. NYT는 이번 여론조사대로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 기준(273명)을 넘어 300명이 넘는 선거인단을 확보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민주당은 아직 바이든 대통령의 전세를 뒤집을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중간선거에서도 초반 열세를 뒤집고 상원 다수당 자리를 지킨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NYT는 민주당이 2020년 승리를 견인한 청년층·비백인 유권자 연합 재건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민주당 전국위 의장을 지낸 도나 브라질레는 ABC 방송에 출연해 “그 연합이 없이며 매우 매우 어려운 선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