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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익편취 수준 제재…“극단적인 경우 적용”
16일 관가와 국회에 따르면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정거래위원회와 협의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공정거래법)을 최근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대기업집단 지정자료를 정당한 이유 없이 제출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제출해 기업집단에 편입돼야 할 특수관계인이 누락된 경우, 해당 특수관계인의 자산총액을 기준으로 하되 매출액이 더 크면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예컨대 누락 계열사의 자산총액이 1조원이고 매출액이 3000억원이라면 법률상 과징금 상한은 최대 1000억원이 되는 셈이다. 이 같은 산정기준을 적용하기 곤란한 경우에는 최대 200억원의 정액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강준현 의원실 관계자는 “현행법은 지정자료 제출을 거부하거나 거짓자료를 제출한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5000만원 이하의 벌금 등 형사처벌만 하고 있다”며 “위반행위의 중대성에 맞는 제재가 가능하도록 시정조치와 과징금을 추가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과징금 제재 수준을 대폭 끌어올린 배경에는 지정자료 누락·허위제출이 기업집단 지정과 그에 따른 각종 규제의 적용 범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만큼, 부당지원이나 사익편취 못지않게 엄정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사익편취에는 위반 사업자의 최근 3개 사업연도 평균매출액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산정이 곤란한 경우 정액과징금 상한을 200억원으로 정한 것은 부당지원·사익편취의 정액과징금 상한을 현행 4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높이는 내용의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안을 참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허위제출의 양태가 다양한데, 고의적으로 악의를 갖고 계열사를 누락하는 경우도 있다”며 “법정상한은 통상 실제 과징금 부과 때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극단적으로 죄질이 좋지 않고 악의적인 경우를 염두에 둔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수천억 과징금 폭탄 가능성에 “위헌 소지”
대표적인 사례가 영원그룹이다. 공정위는 지난 2월 성기학 영원그룹 회장이 2021~2023년 지정자료를 제출하면서 본인과 친족 등이 지배하는 회사 등 총 82곳을 소속회사 현황에서 누락한 사실을 적발해 검찰에 고발했다. 누락 회사의 자산 합계는 약 3조 2400억원으로, 공정위가 적발한 지정자료 허위제출 사건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였다.
공정위는 영원이 2021년 이전부터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됐어야 하지만 계열사 누락으로 2023년까지 지정을 피했다가 2024년에야 처음 지정됐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당시 누락 회사를 포함한 영원의 모든 소속회사가 총수일가 사익편취 금지와 공시의무 등 대기업집단 시책을 적용받지 않았다.
누락 회사들의 자산 합계 3조 2400억원을 단순 대입하면 법정 과징금 상한은 최대 3240억원에 이른다. 다만 개정안은 누락된 각각의 ‘특수관계인’의 자산총액 또는 매출액을 기준으로 규정하고 있어, 여러 회사를 동시에 누락한 경우 이들의 자산을 합산해 과징금을 산정할지는 향후 관련 고시 등에서 구체화할 계획이다.
이번 법 개정 추진을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과징금 산정기준이 위반행위의 중대성과 충분히 연결되지 않을 경우 비례원칙이나 과잉금지원칙에 어긋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현민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과징금 자체는 허용 가능해 보이지만, 누락 회사의 자산총액 또는 매출액 중 큰 금액의 10%를 상한으로 정한 것은 법 위반 행위와의 관련성이 충분한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누락 회사의 전체 자산이나 매출액은 동일인이 얻은 이익이나 허위제출로 실제 회피한 규제의 정도를 직접 보여주는 지표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자산이 많거나 매출 규모가 큰 회사는 실제 위반 정도와 관계없이 과징금 상한이 크게 잡힐 수 있다”며 “결국 위반행위의 중대성보다 누락 회사의 규모에 따라 제재 수준이 좌우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