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동원한 영국의 생산적 금융…정책금융도 마중물 역할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이수빈 기자I 2026.03.14 09:00:00

KDB미래전략연구소, 영국 생산적 금융 정책 현황 분석
퇴직연금도 생산적 분야 투자되도록 제도 개선
정책금융 ''영국국부펀드'' 통해 민간투자도 적극 유치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정부가 ‘생산적 금융’을 금융대전환의 주요 키워드로 제시하고 부동산으로의 자산 쏠림을 자본시장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를 이어가는 가운데, 한국보다 먼저 생산적 금융을 도입한 영국은 퇴직연금 등을 생산적 금융 확대 정책에 적극 활용하고 정책금융도 마중물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런던 도심.(사진=게티이미지)
한국산업은행의 KDB미래전략연구소가 발간한 ‘영국의 생산적 금융 정책 추진 현황’ 논단에 따르면 영국정부는 2017년 혁신기업들이 스케일업 단계에서 장기·인내자본을 충분히 조달하지 못한다는 구조적 문제를 인식하고 생산적 금융 논의를 본격화했다. 2020년 11월 재무부 장관, 영란은행 총재, 금융감독청장이 공동 의장을 맡고 민간 투자자 등이 참여하는 ‘생산적 금융 실무협의체’를 신설하고 생산적 금융 관련 장벽의 해소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생산적 분야에 투자되지 못하는 기금형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의 활용을 주로 논의했다.

협의체가 2021년 마련한 ‘생산적 금융 로드맵’은 기금형 DC 퇴직연금의 활용을 두고 의사평가·결정기준을 ‘수수료·비용’ 중심에서 장기 성과를 포함한‘ 가치’ 중심으로 개선하도록 했다. 또 지나치게 분절화된 기금형 DC 퇴직연금을 통합·규모화해 전문성을 확보하도록 했다. 아울러 연금 가입자와 일반 투자자들이 벤처캐피탈(VC)·사모펀드(PE)·사모대출 등 비유동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경로를 만들었다.

2021년에 이 로드맵에 따라 도입된 ‘장기자산펀드(LTAF, Long-Term Asset Fund)’는 앞서 지적된 장벽을 해소하는데 중점을 뒀다.

기존 공모펀드는 환매가 빈번해 VC·PE·인프라·사모대출·비상장주식 등 비유동자산을 편입하기 어려웠으나 LTAF는 개방형이면서도 장기·비유동 자산 편입에 적합하게 설계했다.

영국은 정책금융을 통한 민간투자 유인도 강화했다. 2024년 10월 설립된 ‘영국국부펀드(NWF, National Wealth Fund)’는 공공자금 278억 파운드를 청정에너지 전환, 첨단제조업, 디지털·기술, 교통·항만 등 핵심 분야에 투입해 2031년 3월까지 1000억 파운드 이상의 민간투자를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보험사 등 민간 장기투자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대출과 보증을 주된 수단으로 활용하며, 지분투자는 제한적으로 운용한다.

영국은 혁신·고성장 기업에 지분 주심의 장기 성장자본을 공급하는 BPC(영국 인내 자본) 프로그램 운용 기한도 2029년 3월 말에서 2034년 3월 말로 5년 연장했다. . 25억 파운드 규모의 VC·성장펀드 투자를 레버리지로 삼아 민간투자를 견인하겠다는 전략이다. 생명과학, 탄소중립, 딥테크 등 미래 핵심산업에 대한 인내자본 공급을 지속한다는 장기 신호를 시장에 보낸 셈이다.

연구소는 영국의 생산적 금융에 대해 “대규모 자금을 보유하고 있는 기금형 DC 등을 생산적 금융 확대 정책에 활용하고, 동시에 정책금융의 마중물 역할도 적극 활용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